민인기(본사 대표이사)

 
 

최근 해남신문 대표이사 후보 선출 공고를 보시면서 낯선 느낌을 받으셨지요. 해남신문은 800여명이 주주인 주식회사입니다.

상법상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직접 선임하거나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호선하게 됩니다. 해남신문은 3년 전 정관개정을 통해 대표이사 후보를 미리 선출하여 주총에서 선임하도록 하였습니다. 대표이사 후보 선출규정에 의하여 창간 추진위원과 편집 논설위원 및 현 임직원중 주주인 30명이 대표이사 후보를 선출합니다.

해남신문의 대표이사는 발행인과 편집인의 역할도 맡게 됩니다. 대표이사의 임무와 책임은 막중하여 상당한 역량과 노력을 요구하는 어찌보면 힘든 자리이기도 합니다.

해남신문의 주총은 2주일 남았으며 금년 6월이면 창간 30년이 됩니다. 해남신문의 창간정신은 '해남군민이 주인되는 정론직필의 언론'입니다. 해남신문은 여전히 '군민과 애독자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신문' ,'안정적인 경영으로 신나게 일하는 신문'을 목표로 나아갈 것입니다.

창간 30주년이 되는 올해부터 매주 20면 발행을 준비해 왔으나 인력 사정 등으로 인하여 당분간 어렵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편집국 기자 한명의 채용 계획은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인 공고를 신문 지면과 홈페이지에 광고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도 응답이 없습니다. 광주 여러 대학과 교수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요사이 젊은 사람들은 농촌지역에서 일하려 하지 않고 수도권으로만 진출하려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업희망자가 원하는 좋은 일터는 업무에 긍지와 보람을 느끼며 일한 만큼 충분한 보수를 받는 직장일 것입니다. 보수와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과 환경을 물어오는 취업지망생도 없어 청년실업문제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예로부터 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 왔습니다. 아직 미진하지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이 중요시되는 현실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중앙집권적 사회구조의 발현이 아닌지 씁쓸해집니다.

좋은 신문이 되는데는 지면제작을 책임지는 편집국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편집국장은 지역사정을 잘 알면서 해남군민의 행복과 해남지역의 발전을 위해 주인인 해남군민께 겸손하며 낮은 자세로 지역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역량을 요구합니다. 4년 넘게 오늘의 해남신문을 위해 온 힘을 다해온 현 편집국장이 재직하는 학교일 때문에 2월로 편집국장 일을 마감하게 됩니다.

언론을 입법·사법·행정에 이은 제4부라고 부르던 시절의 언론의 사명은 이들 3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었습니다. 언론은 오랫동안 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의 언론은 디지털 혁명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감시와 비판을 넘어 지역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생활밀착형 언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소외와 낙후와 소멸을 염려하는 해남지역에서의 해남신문은 더욱 그렇습니다. 해남신문도 급변하는 지역사회와 언론환경의 변화에 부응해야 군민의 신뢰를 얻게되고 이 신뢰가 지역발전의 동력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어떠해야 한다는 과거의 고정관념과 우리만이 옳다는 확증편향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해남신문의 미래 비전을 치열하게 성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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