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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반복되는 수급정책 실패, 적정 가격 유지가 관건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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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30  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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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부의 수급정책에도 가격폭락과 폭등이 반복되며 생산자를 비롯해 소비자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농산물 시장을 바꿔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가격안정을 목표로 전국 생산자들이 힘을 모았다. 해남의 특산물인 배추 생산자들이 중심으로 전국의 배추 생산자들과 힘을 모아 사단법인 전국배추생산자협회를 출범했다. 이들을 통해 현재 배추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배추산업 정립 하고자 전국 배추생산자들 모여

최근 2년은 배추 생산자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 2018년에는 가격하락으로 헐값에 배추를 넘겨야했고 지난해는 잦은 비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무분별한 김치 수입은 배추 소비량을 감소시켜 가격은 더욱 곤두박질쳤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수급정책은 매년 실패를 반복하고 있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농업현장을 반영토록 하고자 생산자 조직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남의 배추재배면적은 지난 2018년 가을배추 1992ha·겨울배추 2640ha, 2019년에는 가을배추 1943ha·겨울배추 2640ha가 심어지는 등 전국 배추생산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겨울배추 경우에는 절반이 넘는 배추를 생산하며 국내 배추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배추를 비롯해 양파, 마늘, 무, 대파 등 채소가격이 폭락하고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폐기처분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져 생산자들이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분위기가 일었다. 해남에서부터 시작된 문제제기는 전국 배추 생산자들도 동감하는 일이었고 전국 조직 결성이 준비됐다.

지난해 4월 황산. 화원, 산이면 등에서 지역별 조직화 및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해남지부와 전남본부가 해남에서 발족했으며 강원도와 충청북도 생산자들과 함께 전국배추생산자협회를 만들었다.

정부와 수급정책 관련 논의와 협상을 위해서 사단법인화가 필요해 지난해 10월 17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이 허가됐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는 지난 16일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회장을 맡은 김효수 회장은 "정부는 농산물 가격하락을 농민들이 많이 심어서 발생한 것으로 이야기하며 책임을 농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매년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 수입된 중국산 김치는 국내 유통량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해남지역 겨울배추 생산량의 3배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안정제 확대와 유통구조 개혁, 생산자들의 참여가 현재 배추산업을 바꾸는데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며 "전국 배추 생산자들이 함께 원활한 수급조절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생산자는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농업농촌의 위기가 단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과 민족의 존망이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고 해결하는데 노력할 것이며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GMO표시 의무화, 공공급식 확대, 수입농산물 검역강화 등 농업정책에 대한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역해야한다고 외쳤다.

또 농업예산을 확대하고 채소수급 대책비를 현실에 맞게 증액해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무분별한 농산물 수입을 막아내고 가격안정을 통해 공정한 농산물 가격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 배추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배추생산자협회가 모여 의견을 나눴다.

배추생산자협회 좌담회

| 참석자 | 김효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 회장), 임두만(전남본부 사무처장), 정거섭(해남배추생산자협회 사무국장)

김효수 "연중 공급가능한 지역별 공동출하 조직 통한 연계"
임두만 "안정적인 가격 유지는 정부·농협·생산자 힘모아야"
정거섭 "채소가격안정제 확대로 가격 경쟁력 확보해야 한다"

지난 20일에는 전국배추생산자협회 김효수 회장과 전남본부 임두만 사무처장, 해남배추생산자협회 정거섭 사무국장이 본사 회의실에 모여 배추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거섭 사무국장은 "지난 2018년에는 배추가격 폭락으로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해 많은 배추들이 산지폐기됐다"며 "정부의 주요 수급정책인 채소가격안정제는 현실적이지 않는 최저가격 보장으로 생산자들의 참여가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추 100평을 지으려면 50만원의 생산원가가 들어가는데 45만원을 주고 여기서 자부담 20%를 빼면 농가가 가지는 것은 36만 원 정도다"며 "현실적인 최저가격 보장이 이뤄져 생산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배추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는 전체 생산량 중 30%는 채소수급안정제에 포함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정부의 수급정책에 해택을 받는 것은 유통상인들이었다. 생산량의 대부분을 유통상인들이 관리하고 있고 수급정책에 따른 시장가격의 변화보다 먼저 계약이 이뤄지다보니 정부의 수급정책은 생산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은 유통마진의 증가로 이어져 생산자가 1000원을 주고 판 배추한포기가 소비자가 구입할 때는 몇 배가 상승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통구조를 줄이고자 농수산물시장이나 거래처를 따로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쓰고 있지만 연중공급이 불가능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채소가격안정제는 농협을 통해 계약재배한 물량으로 진행되는데 지역농협에서는 가격편차가 큰 농산물의 특성상 손실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물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배추생산자단체에서는 정부가 채소가격안정제의 지원을 늘리고 지역농협의 손실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나서야 유통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김효수 회장은 "유통상인들은 전국적으로 활동하며 재배시기에 따라 고랭지부터 월동배추까지 연중 공급이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연중 안정적인 물량을 구입하길 원하는 소비처는 매번 거래처를 바꿔가며 구입하길 꺼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들의 재배물량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을 찾기 위해 지역단위의 공동출하조직이 필요하고 도단위로 연계하는 사업추진이 절실하다"며 "농업이 투기의 장으로 변하고 있어 제도권내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경우에는 고랭지배추를 취급하는 도단위의 연합사업단이 운영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역별 공동출하조직이 운영되면 유통상인들만 바라보던 생산자들의 판로확보의 다양성과 유통마진을 줄여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임두만 사무처장은 "생산자들은 큰돈을 벌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안정적인 가격이 보장되길 바란다"며 "식량자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시장논리에만 맡겨둔다면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 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기로 했지만 정부나 농협의 제대로된 역할 없이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생산자들도 자신의 농산물에 책임감을 갖고 농사를 짓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하는 자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추를 비롯해 마늘과 양파 등 가격 진폭이 큰 채소품목에서 생산자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의 움직임이 생산자인 농민들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으로 정부의 정책과 유통구조의 변화를 이끌어내 안정적인 농업환경이 조성될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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