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전입금, 후원행사 성격 모호
관용차 규정 어기고 갑질 논란도

▲ 장애인복지관이 지난해 11월 구입한 차량. 복지관 로고나 문구는 물론 운행일지도 없다.
▲ 장애인복지관이 지난해 11월 구입한 차량. 복지관 로고나 문구는 물론 운행일지도 없다.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의 법인전입금 우회 납입과 성격이 모호한 각종 후원행사에 직원들이 동원되는 등 복지관 운영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지난 2006년부터 해남군으로부터 위탁법인으로 선정돼 3년씩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수탁운영해오고 있는데 지난해 재위탁을 하면서 위탁기간이 5년으로 늘었다.

지난해 재위탁 과정에서는 '자체부담금(법인전입금)을 매년 2000만원 이상으로 하고 위탁기간 동안 총 1억원 이상 출연해 복지관 사업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위탁계약을 맺었다. 법인전입금은 사회복지시설의 수탁을 맡은 법인이 운영할 시설에 보내는 돈으로 무분별한 수탁을 방지하고 일정부분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이 돈을 직접 내려보내지 않고 복지관 운영사찰로 대흥사를 지정한 뒤 복지관과 대흥사가 법인전입금 마련을 위한 각종 후원행사를 열어 마련한 돈을 복지재단으로 올려보내면 이를 법인전입금으로 납입하는 우회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조계종이 수탁계약을 따 내기만 하고 사실상 법인전입금 마련과 운영은 자체 지정한 사찰과 복지관에 떠넘기는 꼴이어서 법인전입금 규정을 아예 없애거나 제대로 지키도록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법인전입금을 운영사찰과 복지관이 마련해야 하다 보니 이를 놓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실제로 장애인복지관은 해마다 대흥사 주최로 장애인 복지기금 마련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일일찻집을 열면서 복지관 직원들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정작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모두 법인전입금으로 납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바자회와 음악회, 푸드마켓 등의 행사를 통해 음식판매를 하면서 차는 법인수익금, 잔치국수는 복지관 후원금 등 품목별로 수익금 사용처를 나눠 행사를 진행하면서 법인전입금 마련을 위해 후원행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지관은 또 지난해 11월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수익금으로 2000만원이 넘은 관용차를 새로 구입했지만 지방계약법에 의해 2000만원이 넘는 계약은 입찰방식으로 구매해야 함에도 수의계약을 했고 복지관 로고나 문구도 새기지 않았으며 운행일지도 별도로 마련해두지 않아 공공용인지 개인용인지 논란을 낳고 있다.

이밖에 현 관장을 둘러싸고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후원행사를 열 때마다 관장이 직원들에게 업체나 주요 인사를 배정해 후원물품을 받아오도록 강요하고 있고 특히 관장이 주지로 겸직하고 있는 모 사찰의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늙다리' 등 인권비하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관 측은 "조계종이 전국적으로 수천 개의 사회복지시설을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고 똑같은 방식으로 법인전입금을 내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며 "법인전입금 마련을 위한 후원행사라고 이름을 걸기가 애매해 이름을 바꾸거나 복지관 후원행사를 함께 열고 있으며 품목별 식자재를 구입할 때도 법인 예산과 후원금 예산으로 따로 구입하고 있어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직원들이 퇴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을 부풀리고 있으며 관용차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물론 출장이나 회의 참석용으로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운행일지가 없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남군은 "법인전입금 납입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지 고문변호사 등을 통해 확인 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제기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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