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신년특집 > '2020 해남 교육 다시 일어서야 한다'
2. 학생 수 감소, 학교와 마을이 무너진다-대책 시급초등학교 2700명 선도 깨져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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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0  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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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함양 서하초에서 열린 '학생모심 전국설명회' 모습.
   
▲ 화순 아산초등학교 전경.

| 싣는 순서|

1. 반복되는 신입생 미달 사태, 학과개편이 답이다
2. 학생 수 감소, 바라만 볼 것인가?
3. 해남읍·동초 집중화, 불균형의 또 다른 그림자
4. 교육정책, 청소년 복지 이렇게 가야 한다
5. '2020 해남교육, 다시 일어서야 한다' 토론회

해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전체 초등학교 22곳(분교장 2곳)의 학생 수는 2793명으로 1년 전보다 2.4%인 68명이 줄었다. 지난 2016년 2938명에서 2017년 2899명, 2018년 2861명에서 지난해 2793명으로 2800명 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최근 끝난 2020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 결과 전체 초등학교에서 367명이 신입생으로 들어올 예정인데 6학년 졸업생은 486명으로 무려 119명이 줄게 된다.

오는 3월 정확한 통계가 나오겠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올해 초등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2793명보다 4.3%(119명)가 준 2674명으로 1년만에 다시 2700명 선도 깨지게 된다.

   
 

나가게 되는 졸업생과 들어오게 되는 신입생을 계산해 미리 올해 학교별 학생 수를 정리해본 결과 면단위 학교 가운데 교육부의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읍지역 120명 이하, 면·도서·벽지 60명 이하)인 60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학교는 1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개 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3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산용전분교장은 14명, 현산남초(신입생 0명)는 15명에 불과했고 어란진초어불분교장은 신입생은 물론 학생이 1명도 없어 올해도 휴교상태에 놓이게 됐다. <표 참고>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현재 11개 중학교의 학생 수는 1430명으로 1년 전 1506명과 비교해 5%인 76명이 줄었다. 11개 학교 가운데 해남중, 해남제일중, 송지중을 제외하고 나머지 8개 학교는 학생 수가 60명 이하였고 30명 이하인 학교도 화산중(19명), 두륜중(26명) 등 2개 학교였다.

고등학교도 비상이다. 교육부가 미래학령 인구를 고려해 지난해부터 학급당 학생 수를 24명에서 22명으로 줄이면서 정원도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송지고와 해남공고는 이번에도 미달사태를 빚으면서 전체 4개 고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428명에 그쳤다. 해남 11개 중학교 3학년 졸업생이 490명임을 감안하면 올해도 62명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국적인 저출산 기조와 이농현상에 따른 것으로 교육시설과 교육복지, 문화시설, 일자리 등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지속될 문제이기에 해남군과 지역사회 전체의 상시적인 고민과 대안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위기가 기회, 농어촌학교라 더 강점

이 같은 학생 수 감소는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가지 주목할 점은 농어촌과 비교해 대도시는 여전히 과밀화 현상이 심각하고 무한경쟁에 하늘을 치솟는 사교육비와 물가 등으로 상당수 학부모들이 대안학교나 자연생태학교, 농어촌학교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회현상을 파고들며 적극적으로 학생 수 감소에 대안을 제시하고 나선 학교들이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경남 함양군에 있는 서하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4명으로 6학년 졸업생이 4명인데 올해 취학대상자는 한명도 없는 상태였다. 결국 학생 수가 10명이 되는 폐교위기의 긴박한 상황에서 학교 측은 '아이토피아(아이+유토피아=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학교)' 라는 이름을 내걸고 지난해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전교생에게 매년 해외 어학연수와 장학금을 제공하고 새로 입학한 가족에게는 주택을 제공하며 학부모는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다. 마을에 잠시 비어있는 주택 5채를 대상으로 새로 도배와 장판을 깔아 주택문제까지 해결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학생모심 전국 설명회' 까지 열었다.

동문과 지역기업들이 기금을 마련했고 함양군수는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민·관·기업 등 지역사회가 하나 돼 학생 유치에 나선 결과 전국에서 무려 70가구가 입학문의를 해왔고 이 가운데 7가구가 실제 이사를 하기로 결정해 5가구는 마련해 둔 주택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고 2가구는 인근 원룸으로 안내해줄 예정이다. 여기에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가구가 추가로 이사를 올 예정이다.

새로 오게 되는 학생은 1학년 신입생이 4명, 2~6학년 7명으로 모두 11명이다. 지역사회가 힘을 합친 결과 학생 수가 무려 두배가 늘게 된 셈이다.

신귀자 교장은 "이사를 결정한 학부모들 모두 한결같이 아이들이 경쟁속에서 자라고 있는 현실과 사교육비가 비싸 학원을 제대로 보낼 수 없는 처지에 안타까워하며 방안을 찾고 있었는데 교육설명회에 참여해 답을 얻게 된 것이다"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은 물론 영어와 음악, 다양한 체험 등 특화된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상황에 크게 만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70가구가 문의했는데 최소 한 가구에 3명씩 이사를 와도 인구가 200명이 늘어나는 상황으로 모두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며 학교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함양 관내 13개에 이르는 농어촌 학교의 링크를 걸어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소개하면서 아직도 문의전화를 주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이들 학교를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순에 있는 아산초도 눈여겨볼만 하다. 이 학교는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철거비와 부지를 그리고 화순군으로부터는 2억8000만원 상당의 건축비를 지원받아 관사를 철거하고 주택을 새로 지어 전학생 가정에게 무료로 살 수 있게 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이 학교도 전교생이 27명으로 6학년 졸업생이 10명인데 취학대상자가 2명 뿐이어서 학생 수가 19명으로 주는 상황에서 민관이 협력해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역시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되며 무려 25가구가 신청을 했고 학교 측은 다자녀 우선과 오래 살고자 하는 의지 등을 감안해 2가구를 선정했다. 이렇게 해서 1학년 신입생 5명은 물론 유치원 1명, 유치원 대기 1명 등 7명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백아산 기슭에 위치해 이른바 자연생태학교와 친환경적 인성 중심 특화교육을 내결어 이전부터 전학문의가 있어왔는데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주택 문제를 고민하며 이사를 결정하지 못하자 결국 관사를 뜯어고쳐 무상제공하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김경순 교장은 "지금도 전화문의가 계속 오고 있어 공모가 끝났다고 알려주고 있는 실정으로 주택문제만 해결되면 농어촌 시골 학교로 오려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해남에서도 폐교를 활용해 전원주택 등을 만들어 학생유치용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뭐라도 해보자는 분위기가 중요

앞서 설명한 두 사례가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추진 과정에서 선거법 논란도 빚어졌다.

다행히 선관위에서 학생유치를 위해 학교장 명의로 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어 차질없이 학생유치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었다.

정답이 꼭 아닐 수 있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뭔가 해보려는 그 마음 하나로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해남에서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학생 유치를 위해 뭔가 해보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삼산초등학교는 학생 유치를 위해 골프부를 창단한 데 이어 처음으로 해남읍에 학생유치를 위한 학교홍보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동문회는 자체 기금을 모아 올해부터 신입생에게는 30만원, 전학생에게는 20만원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해남교육지원청은 '작은학교에 따뜻한 꿈이 있어요'라는 면단위 소규모 학교의 홍보용 소책자를 학교마다 만들어 줘 학교 측이 이를 학교 홍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산초 안혜자 교장은 "해마다 학기 초에는 취학대상자가 15명 정도인데 막상 예비소집을 하려는 시기가 다가오면 그 전에 해남읍으로 다 이사를 가서 2~3명 밖에 남지 않는다"며 "해남에서도 읍내 학교만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의식 변화와 함께 면단위 소규모 학교에 대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남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 속에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해남이 산다는 절박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남군과 해남교육지원청 그리고 마을과 기업, 학교 등 모든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것으로 학생유치를 위한 TF 팀을 구성하고 상시적으로 가동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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