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신년특집 > 성제훈의 우리말 바로쓰기
2. 농업에서 온 우리말
해남신문  |  hnews@h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14  14:24:00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구글

요즘을 4차산업혁명시대라고하고 한 30년 쯤 전에는 정보사회라고 했다. 그보다 200년쯤 올라가면 산업화사회라고 했고 그보다 앞선 수만년은 농경사회였다. 이렇게 우리 조상은 수만년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기에 당연히 농업에는 우리 선조의 얼과 넋이 녹아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문화의 뿌리이다.

모든 언어에는 각 언어권의 문화가 담겨 있다. 오랜 기간 농경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에는 농업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다. 한 예로,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힐 때, '어처구니없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어처구니'는 사실 맷돌의 손잡이를 뜻한다. 맷돌은 돌을 위아래로 겹쳐 놓고, 윗돌 손잡이를 돌려가며 곡식을 가는 농기구이다. 곡식을 갈 준비가 되어 있는데, 윗돌을 돌릴 손잡이가 없다면 어떨까.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농업에서 온 말은 이밖에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네 활개를 번쩍 들어 자꾸 내밀었다 들이켰다 하는 일 또는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는 일"을 뜻하는 '헹가래'를 살펴보자. 농사를 지을 때 가래를 많이 쓰는데 본격적인 일에 앞서 미리 손을 맞춰보는 것을 '헛가래질'이라고 한다. 이 '헛가래'가 '헌가래', '헨가래'를 거쳐 지금의 '헹가래'가 되었다.

또한 식물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뜻하는 '북'이 있다. 그 흙을 높여 식물이 잘 자라게 만드는 게 '북돋우다'이다. 사람에게는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줄때 쓴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농업에서 온 말이 많다. 때에 맞게 잘 살려서 쓸 일이다.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필자 소개> 
· 성제훈 박사, 1967년 화산면 명금마을 출생
· 전남대학교 농학박사 취득
· 현)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과장 재직
· 저서) 우리말 편지 Ⅰ·Ⅱ
· 올바른 우리말 쓰기를 위해 활발한 활동 중

해남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남 해남군 해남읍 홍교로54 3층 해남신문사 / TEL : 061-534-9171~5 / FAX : 061-534-9176
신문등록번호 : 전남-다-00004 |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민인기 | 청소년보호책임자 : 민인기
Copyright © 해남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to : hnews@hnews.co.kr
해남신문의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