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선(해남군소상공인연합회장)

 
 

"왜 해남사랑상품권을 농·축·수협 등 협동조합에서는 쓸 수 없느냐" 는 여론이 많습니다. 특히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들도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데 당장의 편리함만을 추구하고자 어떻게 해야 해남 경제에 보탬이 될 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점에서 오피니언 리더의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이 안타깝습니다.

해남사랑상품권의 작동 원리는 커뮤니티로서 지역공동체를 위한 애향심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금과 달리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는 상품권을 현금으로 사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지역 내 소비촉진을 통해 소상공인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기꺼이 해남사랑상품권 구매 운동에 동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선 해남의 소상공인, 골목상권은 왜 점점 침체하게 되었을까요? 인구 감소와 온라인 구매 등 소비행태 변화, 대형마트·편의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 출현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 원인은 돈이 지역 내에서 돌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해남에서 발생된 재화의 이익이 외부로 더 유출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자본과 투자를 무기로 지역 내 자본을 잠식해 가고 있기 때문인데 거대 기업들의 과독점을 막아보고자 생겨난 게 농협의 하나로마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가 지역 내에서 입점할 수 없게 됐지만, 정작 문제는 대기업의 마트와 경쟁해야할 농협 마트와 농협 경제사업부가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기타 자영업자 등 지역 내 사회적 약자와 경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대도시의 대기업 유통 행태를 지역 내에서 그대로 답습하면서 지역 내 자본을 잠식해가는 공룡이 돼 버린 것이지요.

지역내 소상공인 활성화와 골목상권 부활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분배시켜 자본이 좀 더 공정해지는 지역사회를 위해 중앙정부의 재원과 지자체의 재원 일부분이 결합하여 '지역사랑상품권'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농민과 축산인·어업인 등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협동조합이라면, 지역에서의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보다는 대형 유통업계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합니다.

협동조합이 사회적 약자인 농민과 축산, 어민이 다 같이 잘사는 것이듯, 해남사랑상품권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살려 지역공동체를 부활시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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