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택(정의당 해남지역위원장)

 
 

올해 농사 어땠습니까.

감자 값 양파 마늘 값 폭락에 이어 매 주말이면 어김없는 폭우와 함께 세 번의 태풍으로 벼 생산량은 30% 이상 감소했고 풍요가 넘쳐야할 수확 현장은 농민들의 탄식과 한숨소리만 들리고 있는데 정부는 농민들 억장이 무너지게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선언을 했습니다.

생명산업과 식량주권이 벼랑 끝에 다다를 것이 뻔 한데도 오히려 당장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강변하면서 "피해 대책을 세우겠다", "농업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등 농민들을 아스팔트로 내몰 때 마다 하던 귀에 익숙한 국익과 경제논리를 내세워 농업과 농민들을 또 다시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게 됩니다.

현재 1조 4900억 규모인 농업보조총액(AMS)이 절반으로 깎이는데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각종 농업보조금 정책이 대폭 후퇴해 가장 큰 피해는 쌀생산 농가가 입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쌀 수입관세를 513%로 고수 했다고 하지만 그동안 가공용으로만 수입 한다던 밥쌀 수입을 슬그머니 공식화 하고 있습니다.

쌀은 지켰다지만 주요 양념류는 그대로 시장을 내줄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지금도 활개를 치는 값싼 중국산 농산물과 미국산 소고기에 의해 국내 농업기반은 무너질 것이고 농민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입니다.

"농업문제 직접 챙기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약속한 말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공익형직불제 운운하며 쌀 직불제를 오히려 개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든든한 지지 세력은 농도인 호남이고 대다수 농민들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들은 언제까지 정부 정책의 희생이 되어야 합니까.

침묵은 악의 편이라고 했습니다. 나서서 싸우지 못하겠으면 벽을 보고 소리라도 지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다 같이 촛불을 들고 소리 높혀 요구합시다. 개도국 지위 포기 당장 철회하고 농민기본소득 보장을 위해 현재2.98%(연간 15조 3000억 수준)에 머문 농업예산을 4%로 늘리고 600억대에 머물고 있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1조원 규모로 확충하며 직불제 예산 3조원을 당장 확보할 것을 요구합니다.

안심하고 농사짓는 환경조성을 위해 기초농산물 '수입보장보험'과 '가격손실 보장제도'를 만들고 농작물 재해보험도 전면개편하고 청년창업농과귀농, 후계농을 위한 최소 5년 이상 지원정책도 요구합니다.

농군인 해남군도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닙니다. 우리 농민들의 목숨줄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당장 행정과 의회, 농민과 소비자 단체, 학계 등으로 대책 TF를 꾸려야 합니다. 행정과 의회가 앞장서서 우리농민을 살리기 위해 촛불을 들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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