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일구고 농작물을 키워야하는 농민들이 아스팔트 위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농업은 점점 더 소외되고 홀대받으며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농민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는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해남에서 160여명이 서울로 향했고 전국에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모였다고 한다. 1년 동안 농사지은 농산물을 수확하고 내년 농사를 위해 잠깐의 여유를 느낄 새도 없이 아스팔트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국정농단 등에 대항하며 대한미국을 밝혔던 촛불은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만큼 그동안의 적폐를 바로 잡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정권이 바뀌어도 투쟁의 목소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대한민국이 변화되진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과 하락을 거듭하는 농산물 가격,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올 한해 농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문제는 올해 뿐만 아니라 매년 반복되며 농민들의 숨통을 옥죄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이어 온 태풍에 큰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마음을 울리는 현 정부의 농업정책들이 연달아 진행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직불제 개편과 변동직불제 폐지,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그중 농민들의 우려가 큰 분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직불제 개편의 목적에는 농민들도 동의한다. 하지만 쌀 가격하락을 보장해 주는 변동직불제를 대신할 확실한 대책 없이 폐지하면서 진행되는 개편은 더 큰 혼란과 피해를 야기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산물의 수입량이 많아지고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인해 앞으로의 농업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민들에게 휴경을 강제할 수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정부가 시장격리가 필요할 경우에 직접직불금을 받는 농가에게 재배면적 조정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은 강제적으로 휴경하도록 해 '농사지을 권리'마저 박탈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농업을 단순한 산업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바꿔야할 것이다. 식량자급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상황임에도 쌀의 재고가 쌓이는 것은 식생활의 변화와 의무수입 등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개방보다는 자국의 농산물과 농업을 지켜나가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농민들도 품목 다변화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 놓고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기에 그러한 현실을 만들기 위해 농민들은 오늘도 아스팔트 농사를 지으며 투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민들의 마음을 100% 만족시키진 못하더라도 귀 기울여 농업현장이 원하는 농업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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