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해남교육지원청과 해남군을 비롯해 지역사회가 나서서 해남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활성화 방안을 이끌기 위한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가 지난 19일 전라남도학생교육원에서 펼쳐졌다. 학교와 마을, 해남의 미래를 알 수 있었던 이날 행사 내용과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마을교육공동체란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며,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도록 지역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발전과 교육 비전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해남교육지원청은 올해 농어촌 교육 활성화를 위해 해남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해남학생기획학교와 해남마을학교를 운영해 왔다.해남학생기획학교는 학생들이 주도해 사회적경제동아리와 학생기획동아리, 진로탐구동아리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경제동아리와 학생기자단이 만든 해남교육신문은 지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마을학교는 마을에 학교 밖 학교를 만들고 다양한 진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을 마을주민으로 성장시키고 배움터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용전새날학교, 고라니와 호박학교, 금쇄동 마을학교, 무선동한옥마을 등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날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는 1년 동안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와 마을이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며 운영했던 활동을 해남의 모든 학생들에게 나눔과 동시에 앞으로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

행사는 50여개 부스 운영을 통한 체험마당과 놀이마당, 전시마당, 홍보마당, 공연마당, 장터마당은 물론 마을교육공동체의 활성화 방안과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을 주제로 한 포럼마당으로 꾸며졌다.

 

▲ 채소 이야기 체험, 학생들의 출산체험, 푸드트럭 뒤편에는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 채소 이야기 체험, 학생들의 출산체험, 푸드트럭 뒤편에는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다양하게 꾸며진 체험마당

전라남도평생교육원 마당에 마련된 50여개 체험부스에서는 학생기획학교와 해남마을학교의 프로그램들을 전체 해남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학교밖 청소년들로 구성된 사회적경제동아리 '사부작사부작'은 천연소재를 활용한 화장품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행사를 가졌다.

학생기획동아리의 하나인 드론영상동아리 '하늘을 달다'는 드론 조정 시연과 함께 학생들이 직접 드론 조정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마을학교인 금쇄동 마을학교에서는 푸드트럭을 동원해 학생들이 직접 따뜻한 음료를 선물하고 피자를 구워볼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었고 푸드트럭 뒤편에는 낙서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마음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이밖에도 다문화 체험부스, 나만의 보석함 만들기, 장아찌 샌드위치 시식, 네일아트 만들기, 목재 문화 체험, 떡메치기 체험, 옛날 자동차 전시체험, 3D체험, 내 몸이 좋아하는 채소 이야기, 특수분장사 체험, 불빛 트리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학생들을 맞았다. 특히 학생들이 출산율 홍보관과 소방관 체험, 금연과 금주 프로그램 체험,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체험을 통해 더 큰 가치를 배우는 계기도 됐다.

현산초 최혜린(6년) 학생은 "한 곳에서 다양한 것들을 체험할 수 있어 재밌었다"고 말했고 출산체험을 한 현산초 김창이(6년) 학생은 "출산이라는 게 힘들고 엄마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현산중 윤재공(2년) 학생은 "학교에서 자주 못해봤던 것들을 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울남도아이쿱생협 이명숙 이사는 "학생들에게 커피 찌꺼기로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고 이른바 착한 초콜릿을 나눠주면서 착한무역이 무엇이고,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의미있는 체험을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고 밝혔다.

 

▲ 해남서초 국악관현악단, 우수영중 사물놀이, 학부모지원센터의 우쿨렐레 연주. <순서대로>
▲ 해남서초 국악관현악단, 우수영중 사물놀이, 학부모지원센터의 우쿨렐레 연주. <순서대로>
 
 
 
 

추위도 잊게 만든 공연마당

이날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에서는 프로무대를 방불케하는 공연무대가 펼쳐지며 또 하나의 축제를 연출했다.

땅끝오케스트라의 은은한 선율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해남동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난타 공연은 다양한 율동과 활기넘치는 표정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학부모지원센터의 우쿨렐레 연주와 난타 공연 역시 색다름을 선사했다. 특히 해남동초등학교와 해남서초등학교는 각각 학교의 자랑인 벨라보체 합창단과 국악관현악단의 멋진 공연을 선보여 마치 경연대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어서 우수영중학교에서는 사물놀이, 북평중학교는 모둠북과 사물놀이를 선사하며 그 웅장함과 화려한 소리에 환호성이 절로 나오게 했다.

추위와 바람 때문에 손도 떨리고 몸도 떨리고 노래나 연주를 하기에 악조건이었지만 공연 팀들은 '호호' 하며 손에 입김을 불어넣고 서로를 응원하며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도 '앵콜~', '잘한다!', '얼씨구!' 등의 감탄사를 아낌없이 쏟아내고, 무대 앞까지 자리를 차지하며 사진과 영상 촬영으로 무대를 즐기면서 야외 콘서트장으로 변모시켰다.

 

▲ 포럼마당에서는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을 주제로 7명의 학생들이 솔직하면서도 당찬 이야기들을 쏟아내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포럼마당에서는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을 주제로 7명의 학생들이 솔직하면서도 당찬 이야기들을 쏟아내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 그리고 미래' 포럼마당

실내에서 펼쳐진 포럼마당도 그 열기가 뜨거웠다.

오전에는 '연결하자! 연대하자! 학교-지역-사람'을 슬로건으로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1년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얘기하며 앞으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후에는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을 주제로 초등학생 3명, 중학생 4명이 주제발제자로 나와 해남에 대한 자부심과 청소년 문화공간의 필요성, 읍면 학생들의 교류방안, 동아리 지원 문제 등 다방면에 걸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해남학생들의 깨어있는 의식에 어른들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은 해남학생이 바라는 해남의 주요 내용이다.

김서영 학생(황산초, 6년)= 우리가 바라는 해남은 어린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놀이장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또 청소년증 혜택을 확대해 도시 못지 않게 해남에서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도록 해주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 문화를 위해 해남 학생 동아리를 확산해 주시기 바란다.

주예량 학생(해남동초, 5년)= 진로동아리 활성화는 물론 학생들이 자유롭게 계획하고 체험하는 체험학습을 늘려주었으면 한다. 또 우리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고 넓은 공터에 간이 풀장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며 학생들을 위한 행사나 축제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민금아 학생(마산초, 5년)=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학교, 학교에 어울릴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춘 학교가 많았으면 한다. 또 학생들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학생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학교가 바뀌었으면 한다.

김형규 학생(해남중, 3년)= 대부분 학생들이 학교가 끝난 뒤 방과 후 교실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지만 학원 갈 시간이 되면 마저 끝내지 못하고 학원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학원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혜인 학생(해남제일중, 1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진로체험이 한정적이다. 학생들에게 선호하는 활동들을 설문조사해 그것을 바탕으로 자유학기제를 학생들이 원하는 체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해남 학생들이 미래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자치 동아리 활동에 대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이청진 학생(송지중, 2년)= 해남읍 안에서 다니는 버스 노선과 배차시간을 조정했으면 좋겠다. 해남읍의 경우 버스노선이 터미널과 고도리 쪽 밖에 없어 학생들이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또 해남읍과 면을 연결하는 버스 운행횟수나 막차 시간을 더 늘려 해남읍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줄였으면 한다.

김아름 학생(화원중, 3년)= 캐나다와의 어학연수프로그램이 중단돼 아쉽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단순히 어학실력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움 없이 다가가고 가치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국제화 시대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확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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