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묵화에 매력 느껴
임하도 레지던시에서 작업

▲ 태국에서 수묵을 배우기 위해 작가들이 방문해 임하도 레지던시에서 작업하고 있다.
▲ 태국에서 수묵을 배우기 위해 작가들이 방문해 임하도 레지던시에서 작업하고 있다.

수묵화의 매력에 빠진 태국작가들이 해남을 찾아 행촌문화재단 임하도 레지던시에서 작품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해남에서 열렸던 국제 수묵 워크숍에 참여했던 태국작가가 동료 작가들과 함께 다시 해남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태국작가 10명은 지난 17일 해남에 도착해 임하도 레지던시에 입주했으며 다음달 1일까지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중 3명은 내년 1월 초까지 해남에 머무른다. 작가들은 태국 왕립 라자망갈라대학교를 비롯해 태국 곳곳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교수들이다.

이들을 이끌고 해남을 찾은 라자망갈라대학교 소사폰 수텀 교수는 지난 7월 해남에서 열린 국제 수묵 워크숍에서 수묵화를 접하고 태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작품 작업에 수묵 기법을 적용하며 작품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등 수묵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소사폰 교수는 "화려하고 컬러풀한 추상화 스타일의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수묵화는 흑백만으로 감정과 심리적인 깊이가 표현돼 흥미를 느꼈다"며 "태국에는 수묵화가 보편화되지 않아 주변 작가들도 새로운 화법을 알아가면서 작품 세계를 넓혀나가기 위해 함께 해남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번 수묵 워크숍에서 수윤 아트스페이스 등 작업과 전시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어 행촌문화재단에 연락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지와 먹을 활용하는 방법을 더욱 익혀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현대미술을 하고 있던 태국작가들은 수묵화의 재료인 한지와 먹을 활용하는 방법을 자신의 작품 작업에 도입해보고 있어 색다른 느낌의 수묵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 태국작가들은 전남도와 해남군이 지원하는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를 통해 해남의 곳곳을 둘러보고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며 해남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행촌문화재단 이승미 대표는 "소치 허련도 초의선사가 녹우당에서 빌려온 공재화첩으로 그림을 익히는 등 공재 윤두서로 시작해 해남은 남도 수묵의 중심이다"며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가 개최지에서 소외돼 아쉽지만 수묵화 등 해남의 문화·예술적인 면모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작가들은 조병연, 박득규, 김우성, 양은선, 안혜경, 오용민, 이지연 작가 등과 서로의 예술세계를 교류하고 있다"며 "내년 2월에 태국 라자망갈라대학에서 전세계 200여명의 작가들이 모이는 국제 워크숍에 조병연, 박득규, 김우성, 양은선 작가들과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