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기피 신청 기각 후
직접 변론 챙기는 상황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신혜(42)씨에 대한 재심 재판이 지난 3월부터 진행되고 있지만 김신혜 씨가 재판부 기피신청을 낸 데 이어 신청이 기각된 이후에도 계속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재판이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 심리로 재심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김신혜 씨가 재판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 9월 23일부터 5차례 연속 공판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신혜 씨 측은 김 씨가 재판부와 변호인 측 모두를 신뢰하지 않으면서 이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고 최근 8번째 화성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한 재심여부로 언론과 국민적 관심이 옮겨지면서 자칫 김 씨의 재심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6월 현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석달 이상 중단됐다. 이어 지난 8월 신청이 기각돼 지난 9월 9일 재판이 한차례 속행됐을 뿐 김 씨는 이후 5차례 연속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공판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씨의 경우 자기주장이 워낙 강해 소통부재에 따른 마찰로 변론을 맡아온 변호사들의 선임 취소와 자진 사임이 반복되고 있고 최근에는 국선변호인이 변론을 맡고 있지만 역시 사임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며 현재 김 씨는 변호인 도움 없이 재판부에 신청을 통해 직접 사건 기록 하나하나를 열람하고 조사하고 있는 등 재판 준비에 나서면서 공판 연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 재심재판 과정에서 보험금을 타 낼 목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맞서 변호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재판장 앞까지 나와 빔프로젝트로 서류 등을 보여주며 생명보험 가입 서류 등이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해남지원 측은 김 씨가 수형자 신분이고 재심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충분하게 변론을 준비할 시간을 주고 있는 상태로 재심공판이 언제 다시 열릴지 여부는 김 씨의 결정에 맡겨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며 계속해 무죄를 주장했고 대법원까지 가는 공방 끝에 지난해 9월 재심을 개시한다는 원심판결이 확정돼 재심 재판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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