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18명, 일자리 0명
공공기관 장애인카페 필요

▲ 자격증을 따고 올 초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 자격증을 따고 올 초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해남공고 통합지원반 학생 상당수가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성공하고 있지만 실제 바리스타로 일하는 장애학생은 한명도 없어 장애인 복지와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공공기관에 장애인카페를 적극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남공고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통합지원반 학생 18명이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 가운데 6명은 2급 자격증 취득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힘들게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냈지만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채용하는 커피점이나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보니 실제로 바리스타로 일하는 학생은 한명도 없는 상태다.

또 지난 6월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과 해남공고가 업무협약을 맺고 복지관 발달장애인들도 해남공고에서 실시하고 있는 바리스타 양성교육과정에 참여해 오는 12월 바리스타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일자리 연계는 당장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남군이 나서서 공공기관 청사 로비 등에 장애인카페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명현관 군수는 해남군 홈페이지에 장애인 지원정책에 대한 공약이행 년도별 추진계획과 관련해 2021년에 군 신청사에 장애인 카페를 조성하고 관내 공공기관 청사 3군데에 장애인 카페 운영이 가능하도록 협약을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방식은 고사하고 1억원 가까이 필요한 초기 설치 비용 지원이나 임대료 등 세부적인 문제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고 관련 부서에서는 현행법 규정과 혹시 모를 민원을 우려해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2021년 하반기 준공예정인 해남군 신청사의 경우 시민들을 위한 북카페가 설계에 반영돼 공간이 확보돼 장애인 카페도 가능하지만 운영주체나 운영방식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고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작은영화관도 1층에 카페설립이 가능하나 전체 편의시설 운영과 관련해 직영으로 할지 위탁으로 할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운영 중인 시설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큰 해남문화예술회관도 현재 리모델링이 진행중이어서 공간 확보가 가능할지 부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현행 공유재산관리법에 청사 일부를 사용하도록 허가할 경우 입찰을 추진하고 예외적으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 등에 수의계약을 하도록 돼 있어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이 부분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며 인근 커피숍 등에서 민원을 제기할 경우 난처할 수 있어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남군이 원론적 입장만 제시하기 보다는 자격증만 있고 일자리는 없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고 군수 공약사항을 적극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가능한 방향을 적극 찾아 장애인단체나 해남공고 등에 제시하고 지역사회 공감대 확보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 학부모 A 씨는 "바리스타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사회로 나오게 되면 단절돼 버리고 결국 장애 학생들은 힘든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게 된다"며 "장애인단체와 해남공고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고 초기 설치 비용 문제에 대한 해법도 찾을 수 있도록 해남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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