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일방적 쌀 목표가격 폐지 외쳐

▲ 해남군농민회가 지난 11일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 해남군농민회가 지난 11일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업인들을 위한 날이 되어야할 지난 11일 농업인의 날에 농민들은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와 일방적 쌀 목표가격 폐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해남군농민회(회장 윤상학)는 이날 고도리 사거리를 시작으로 트럭에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와 직불금 개악저지라는 깃발을 걸고 터미널, 군청 앞까지 행진한 뒤 수성송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한국은 매년 200억 달러의 농산물 무역 적자를 내고 있는 세계 5대 농업무역 적자 중 하나다"며 "농가소득은 20년째 제자리 걸음이며 농가소득 대비 농업소득 비율은 28%로 역대 최저치이고 식량자급률 21%인 나라가 어떻게 농업 선진국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WTO 출범 당시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를 선택해 농업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를 마련했으나 이를 포기하면 쌀 수입관세는 513%에서 최대 154%까지 대폭 내려야하고 그동안 소득과 농산물 가격 안정에 역할을 해왔던 보조금 역시 50%를 줄여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와 함께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대책으로 직불금 예산을 2조2000억원으로 증액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직불금 총액은 2조4000억의 예산이 투여돼 2000억원이 삭감된 것이라며 공익형직불금 개편이라는 명목 아래 변동직불금 폐지와 함께 쌀 목표가격 폐지를 추진해 쌀값 하락에 대한 안전장치마저 없어지고 만다면 한국 농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고 외쳤다.

농민회는 개도국 지위 포기와 통상주권을 팽개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와 일장적인 쌀 목포가격 폐지를 요구하면서 농민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촛불의 불씨는 횃불로 타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회장은 "농민들이 행복해야할 농민의 날에 기자회견을 마련했다는 것이 비참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정부는 농업을 지키는 안정장치를 스스로 버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는 높아만 가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회는 각 지역농협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이 WT0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결의문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오는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민중대회에 참석해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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