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해남 방문의 해다. 해남군은 지난 미남축제 때 해남군민들 앞에서 '2020 해남방문의 해' 선포식을 했고, 오는 19일에는 서울에서 대국민 선포식과 기념행사를 한다.

한 가지 특산품이나 한두 군데의 대표 명소로 해남을 표현하기엔 너무도 많은 자원을 가진 해남이기에 '미(美, 迷, 味, 尾)남 해남'을 4계절의 매력으로 풀어낸다고 한다.

하지만 해남의 관광지와 음식, 문화재 등을 단순히 병렬식으로 나열한다면 과연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생각 해봐야 한다.

해남군민이라면 이런 생각쯤은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해남을 방문하는 손님과 어떤 곳을 가야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하는 것이다. 계절별로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와 이야기가 풍성한 관광지는 멀리 해남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저 '땅끝해남' 이라는 상징성에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한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온 'BTS와 아이유가 다녀온 국내 명소'라는 포스트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와 유명 가수가 출연한 드라마 촬영지가 소개된다. 올여름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고 싶다던 한 방송사 PD가 제작한 핑클의 '캠핑클럽' 명소를 포스트 한 글들이 뒤를 잇는다.

한 피사체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보다 정확한 카메라 렌즈는 없다지만, 오히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조금 왜곡된 영상은 사람들의 눈을 홀리긴 쉽다. 다시 말해 의도된 렌즈 안에 들어온 피사체는 더욱더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도 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매년 몇 장의 대표 사진으로 돌려쓰는 홍보 기사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영상 속 해남을 계속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세상은 글로 묻고 답하는 것에서 영상을 통해 설명하고 골라서 시청하는 방식으로 너무도 빨리 변해버렸다.

이제 해남을 차근차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눈에 익숙해 힘들다면 영상산업 관계자 초청 팸 투어나 세미나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도 힘들다면 군민들이 나서서 해남을 영상에 담자.

얼마 전에 진행됐던 해남 UCC 공모전도 전국 영상 미디어 관계자들이나 개인 유튜버들을 해남으로 끌어들이기 좋은 방법이다.

좋은 영상은 많은 이들이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그것만큼 좋은 홍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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