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서 있기만해도 의미있는 땅끝마을! 해남입니다!" 라는 네비게이션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계곡면에 들어섰다. 제1회 해남 미남축제를 즐기기 위한 1박2일 일정의 고향방문인지라 마음이 더욱 푸근해졌다.

가을엔 전국적으로 단품먹거리축제와 종합세트먹거리축제가 넘쳐난다. 과연 처음 개최되는 땅끝마을의 먹거리축제가 '아닐 미(未)'의 미남(未南)축제일지, 아니면 향우로서 당연히 염원하는 미남(味南)축제일지 내심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축제는 방문객인파로 따지자면 대박이었고, 외형적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그러나 축제의 질과 내면적 수준으로 따지자면 미남(味南)과 미남(未南)의 중간정도일 듯 싶다.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면 너무 혹독한 평가일까.

미남축제가 1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축제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몇가지 소견을 제안한다.

첫째, 모든 행사나 정책사업은 계획(Plan)을 세워 실행(Do)을 한후, 분석(Check)과 이에 따른 조치(Action 또는 Feedback)를 취한다. 해남군도 당연히 성과분석을 할 것이다.

이때 '자화자찬'평가나 '뻥튀기평가'는 금물이다. 특히 군수께서 '용비어천가'식 평가 방지를 사전에 주문해야한다.

둘째, 공정한 분석결과를 '서류화(문서화)'하여 피드백조치를 취해야한다. 긍정적분야는 '증강'조치하고, 부정적분야는 '개선','축소'또는 '폐지'토록 한다. 그래야 축제담당 공무원이 바뀌어도 축제업무를 원활히 수행할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각종 체험부스, 경연대회, 음식특별전, 푸드음식관의 운영에 있어서 프로그램의 재편성이 필요하다. 어느 축제에서나 접할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부스운영과 행사를 점검하여 일정 부분 해남을 알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넷째, 미남(味南) 푸드음식관은 그런대로 성황이었다. 참여한 음식업소중에서 '착한가격의 맛있는 음식업소'를 선정하여 시상을 함으로써 전국화음식업소의 기틀을 마련해준다.

또한 다음 축제시에 최고 음식업소 수상을 위해 경쟁심과 참여의욕을 높이기 위함이다. 10회를 개최하면 해남지역에 10개의 유명음식업소가 운영될수 있다.

다섯째, 축제현장에서 간단한 '시장바구니'를 제공해주자. 특히 금번 축제시의 홍보 현수막을 전량 수집하여 재활용 시장바구니를 제작토록한다. 이를 무료로 배부하거나, 저렴하게 판매해도 좋을성싶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착한사업이다. 사실은 필자도 이러한 간단한 시장바구니만 있었다라면 지역특산품을 더 구입했었을성 싶다.

미남축제는 설령 '군수가 바뀌어도 계속되는 축제'가 되길 염원한다.

해남 미남축제가 지속가능한 축제가 될것인지는 해남군 공직자와 해남군민의 몫이라 생각된다.

내년 축제엔 제1회 축제시 우려되었던 미남(未南)은 사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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