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싣는 순서 |

1. 해남 다문화 2세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2. 나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3. 청년 다문화 2세, 빈곤·편견의 대물림
4. 다문화 2세들의 멘토·멘티가 답이다
5. 다문화 진로·취업 제도 어떻게 해야 하나
6. 청년 다문화 2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

2000년 전후로 다문화 가정이 급격히 늘면서 현재 성년이 된 다문화 2세들이 사회 곳곳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의 다문화 정책은 아직도 결혼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과 다문화 2세들의 학업 문제에 치중돼 있다. 청년이 된 다문화 2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고 이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해남신문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해남지역 다문화 2세의 생활상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다른 지역의 사례 그리고 제도적 개선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통해 다문화 2세 청년들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과 정책적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토론과 공론화 속에 발전적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전문가 2명의 의견을 끝으로 이번 기획을 마칠까 한다.

 

국제화·세계화·글로벌 시대 주역, 다문화 청년 2세

 

 
 

정 광 선(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현재 대한민국은 다문화 국가이다. 체류 외국인 수는 236만명 이상이며, 총 인구의 4.6%에 속한다. 세계적으로 다문화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이주노동자 유입, 1960년대의 인권운동의 영향, 냉전 종식으로 인한 안전 확보, 개발도상국의 노동력 이동 등으로 세계 속의 다문화는 가속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신자유주의적 경제변화에 의해 도시로 가는 여성과 농어촌을 지키는 총각, 전통적인 한국 문화와 가족 중심주의로 다문화 사회는 우리 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결혼이주여성은 30만 명에 이르고, 우리 지역도 560여가정에 960명의 미래 주역들이 큰 꿈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다문화 가족은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다. 그렇지만 언어 소통, 문화의 차이, 가족 관계, 경제적 어려움 등 많은 어려움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존중과 배려 속에 안정된 가정으로 변화되어 간다. 10년 전 결혼이주여성 중심의 다문화 정책이 있었다면, 지금은 가족과 자녀에게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지역도 현재 영유아가 344명, 초등 366명, 중고등 132명, 20세 이상 118명으로 국제 교류의 주역이 될 주인공들로 미래를 향한 힘찬 걸음을 걷고 있다.

다문화 2세 대한민국 군인의 이야기이다. "저의 아버지는 한국, 어머니는 베트남으로 다문화 가족입니다. 언어로 인해 어릴 적 힘들었지만 부모님의 사랑으로 잘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의 삶에 자신감 있게 살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으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22년을 부모님과 살았지만 어머니의 나라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이 가장 아쉽게 생각이 듭니다. 다문화 2세 후배나 동생들에게 꼭 어머니 나라 말을 하라고 전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하였다.다문화 2세의 선두에서 두 나라를 품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당부였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 더 깊은 정책과 교육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국가 경쟁력에 한몫하는 대한민국의 자산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계 미국인, 한국계 중국인, 한국계...인의 인물이 나오면 뿌듯함과 관심과 애정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베트남계 한국인, 필리핀계 한국인, 중국계 한국인 등의 사람들이 현재 다문화 2세인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자국의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우리 다문화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으며, 머잖아 이슈가 되리라 생각한다.

센터에 관련된 많은 가족들을 만나면서 다문화 2세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먼저 큰 꿈을 가져라'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큰 꿈을 가졌으면 한다. 두번째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내일의 꿈을 향해 전진하라', 세번째는 '축복이라 생각하는데 대한민국과 어머니의 나라를 꼭 품었으면 한다', 네번째는 '모든 것에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 다섯번째는 '자신을 사랑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라' 라고 전하고 싶다.

두 나라를 안고 있는 다문화 2세 친구들이 다문화 시대의 국제 주역들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5년 후, 10년 후, 20년이 지나면 지금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멋진 다문화 사회를 기대해본다.

 

다문화 2세 청년의 미래를 위하여

 

 
 

이 용 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해남신문과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부모가 해남군에 사는 다문화 2세 청년 114명 중 9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것은 매우 귀한 일이었다. 참여한 다문화 2세 청년의 87%가 해남군 밖에 거주하기에 부모를 통해, 이들의 생활실태, 욕구와 문제 등을 파악하였다.

다문화 2세 청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전국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다문화가족지원법은 3년마다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하기에 조사대상을 청년까지 확대하면 된다. 이 법이 제정될 때는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이 결혼이민자, 그 배우자, 24세 이하 자녀이었지만, 시간이 지났기에 청년까지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조사에 참여한 다문화 2세 청년은 대학생이 48%, 취업 29%, 취업준비10%, 군입대 9%, 기타(유학, 휴학중) 4% 등이었다. 전국 고등학생의 진학률에 비교하여 해남지역 다문화 2세 대학생이 10% 포인트 정도 낮았다. 이는 다문화 2세 청년이기 때문인지, 농어촌 청년이기 때문인지 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경험적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 청년의 대학교 진학률은 전국 평균치보다 낮고, 다문화2세 청년의 진학률도 다른 청년에 비교하여 조금 낮기에 두 가지 요인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청년이 대학교에 진학하고 적절한 학과를 전공하여 해당 분야에 취업하는 것은 자립의 핵심이기에 관련 정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 해당 가구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지원하는 교육급여, 고교학비지원을 잘 활용하면 고등학교까지 무상으로 다닐 수 있다. 다문화 2세 청년은 '고른 기회 전형', '사회적 배려대상자', '농어촌 특례입학' 등을 활용하면 일반 학생보다 대학교에 입학할 기회가 훨씬 넓다.
또한 대학생 국가장학금, 다자녀 가정 특례 등을 활용하면 국공립대학교는 사실상 무상으로 다닐 수도 있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성적이 조금 낮아도 4년간 국가장학금만으로 대학교를 졸업할 수도 있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호봉이나 직급이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 청년기에는 최저임금만 받아도 직업에 안주하기 쉬운데, 시간이 갈수록 안정된 직업과 그렇지 않는 직업간 편차는 커지기 때문이다. 진로에 대한 긴밀한 상담과 지원은 선배들의 멘토링이 효과가 클 것이다.

다문화 2세 청년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하고, 다문화 청년의 주특기나 배경을 잘 살린 직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중언어 전문가, 통역사·번역사, 국제변호사, 국제의료코디네이터, 공적개발원조 활동가, 지구촌문화예술전문가 등 가족 배경을 살려 성장할 기회를 높여야 한다.

지구촌에는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에 청년이 한국노래를 잘 부르고, 한글을 가르칠 줄 알며, 태권도를 하고, 한국음식을 요리할 줄 알면 어느 나라에서나 정착할 수 있다. 특정 직업 전문성을 갖고 공적개발원조에 참여하면 국내외 전문가로 활동할 수도 있다. 다문화 2세 청년은 가족배경이 있는 나라에서 지역전문가로 활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해남이나 전남차원의 시도가 아니라 국가차원 혹은 국제기구 차원의 활동에 이 지역 출신이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다문화 2세 청년이 지구촌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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