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사놓고 방치, 관리부실
조속한 예산확보, 대안 필요

▲ 8년째 방치돼온 해남선관위 청사 신축부지에 최근 펜스가 설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청사 건립 기본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
▲ 8년째 방치돼온 해남선관위 청사 신축부지에 최근 펜스가 설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청사 건립 기본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해남터미널과 양무리 교회 사이에 2787㎡에 달하는 넓은 공터에 느닺없이 출입금지를 알리는 펜스가 세워졌다. 입구에는 '이 곳 국유재산은 공공청사(해남선거관리위원회)로 사용될 예정이니 허가없이 사용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펜스를 무단으로 훼손하거나 출입하면 변상조치나 민·형사상 고발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출입이 금지되며 그동안 이 곳을 주차장으로 이용했던 주민들은 "수년 째 땅을 놀리더니 이제 청사를 짓는다는 것인지, 그냥 출입만 금지시킨다는 것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며 "계속 나둘거면 그냥 주차장으로나 쓰도록 할 것이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 곳은 해남선거관리위원회 신축 부지로 지난 2011년에 중앙선관위가 7억원을 주고 매입했는데 부지 매입 후 8년동안 방치만 되고 실제 청사 건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건립과 관련한 예산이 없다는 것. 정부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아직도 기본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신축 청사 건립 사업이 계속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8년 전에 해남의 노른자위 땅을 확보해놓고 건물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기현상이 이어지며 현재 해남선관위는 산림조합 건물 한 개 층을 임차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렇게 세들어 살다보니 공정하고 신속하게 선거 업무가 이뤄져야 함에도 자체 회의실이나 설명회, 교육시설이 없어 산림조합 사무실을 빌려서 써야 하고 건물에 엘리베이터마저 없다보니 선거장비를 오르고 내리는데도 힘이 든다. 또 주차장도 따로 없어 민원인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지만 매입해놓고 수년째 방치하다보니 관리도 부실해져 사실상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돼 왔고 일부 장소에는 노숙용 텐트와 컨테이너, 온갖 잡다한 쓰레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최근에는 세금미납으로 번호판이 영치된 것으로 보이는 화물차가 버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관리부실에 따른 패널티로 기획재정부에서 신축청사 부지를 용도폐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해남선관위와 전남도선관위가 부랴부랴 부지 청소와 정리에 나섰고 펜스를 설치해 출입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전남도선관위 관계자는 "전남에서 선관위 자체 청사가 없는 곳이 유일하게 해남뿐이어서 해마다 건의를 하고 있지만 청사 건립이 중앙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전국적으로 공공청사 건립이 진행되며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다보니 신축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년 째 부지를 방치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예산을 반영해 신축청사를 짓도록 하거나 필요성을 계속 느끼지 못한다면 해남군에 넘기거나 군유지와 교환을 하는 방식으로 다른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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