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면 오승은·최승기 부부

▲ 옥천면 흑천리 오승은<왼쪽>·최승기 씨 부부는 해남에서 유일하게 멜론을 재배한다. 멜론을 모두 판매한 뒤 고추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 옥천면 흑천리 오승은<왼쪽>·최승기 씨 부부는 해남에서 유일하게 멜론을 재배한다. 멜론을 모두 판매한 뒤 고추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해남에서도 부드럽고 달콤한 멜론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바로 옥천면 흑천리 오승은·최승기(50) 씨 부부다.

동갑내기 오 씨 부부는 멜론뿐만 아니라 밤호박·고추·여주·브로콜리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 중이다. 2000여평 규모의 하우스에 멜론을 재배하고 있으며 3월께 봄부터 추석 전후 가을까지 재배한다.

오 씨 부부가 멜론 재배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옥천면 내 농가들 중에서 새로운 소득작목을 시도해보고자 멜론을 선택했는데, 오 씨 부부도 이 때부터 멜론재배에 뛰어들었으며 주로 아내 오 씨가 전담해왔다.

그 해 15개 농가에서 멜론 재배를 시도해 약 45톤 가량을 수확했다. 첫 출하이다 보니 곡성·담양 등 타 지역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판로도 없어 공판장에 내놓았는데, 하필 그 해 멜론 가격이 떨어져 대부분의 농가가 이듬해부터 멜론 재배를 포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 씨는 멜론에 더 정성을 들였다. 멜론은 1주에 열매가 1개밖에 열리지 않아 착과에 실패하면 아예 수확을 할 수 없는 까다로운 작물이지만 매일 들여다보고 연구하며 품질이 우수한 멜론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멜론은 보통 14브릭스 가량이 되면 수확하는데 당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도 있다. 후숙과일이기 때문에 숙성시키면 당도가 오른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서걱서걱하고 달지 않은 멜론이 판매되는 경우들이 있어 실망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오 씨는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충분히 익은 후 수확하고 있어 과육이 부드럽고 멜론 특유의 달콤함과 향이 살아있다.

공판장에서 오 씨의 멜론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경매사들이 멜론을 찾기 시작했고, 알음알음 직거래로 주문하는 경우도 늘었다. 올해는 공판장 60%, 직거래 40%의 비율로 판매됐으며 특히 추석 선물로 멜론 주문이 많았고 완전히 동이 나면서 더이상 주문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올해 멜론 판매는 모두 마감됐고 다음해 5~6월부터 출하된다.

오 씨는 "멜론 농사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만큼 끝까지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판장에서 해남도 멜론이 나오냐며 무시당하기도 했지만 남편이 응원해준 덕분에 계속 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재배 면적도 늘리고, 겨울 재배도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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