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도복에 흑·백수, 병해 우려
배추 보식, 응급 복구 구슬땀

강한 바람이 몰아친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수확기에 접어든 벼가 쓰러지고 시설물들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강한 바람에 벼에 흑·백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태풍에 쓰러진 벼를 세우기도 전에 또 다시 내린 비로 병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밭에 심어진 배추 모종들도 강한 바람에 뿌리가 흔들려 다시 보식해야 하는 등 농민들은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현실에 맞는 피해복구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남군은 태풍의 영향권에 든 지난 6일과 7일 최대풍속이 각각 48.6km/h, 56.5km/h를 기록했다. 이날 평균풍속은 15.1km/h, 26.6km/h를, 최대순간풍속은 76.7㎜, 87.8km/h로, 특히 강한 바람에 이삭을 여물기 시작한 벼에서는 흑·백수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강수량은 지난 6일 6.8㎜, 7일 51.2㎜를 기록했으며, 태풍에 도복된 벼를 수습하기기 전인 지난 9일 또 다시 33.5㎜의 비가 내려 쓰러진 벼의 이삭이 물에 잠기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쓰러진 벼는 신속히 세워줘야 하지만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농민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쓰러진 벼가 물이 잠기면 수발아 돼 미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라남도와 광주지역은 이번 주말 또 다시 비 예고가 된 상태며 태풍이 발생해 한국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가 높다.

농민 A 씨는 "70~80대 어르신들은 벼를 세우지 못하고 그냥 둘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논은 다행이지만 이 재해보험으로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벼가 도복된 면적만 1000㏊에 달하며 논의 일부가 도복됐다고 해도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어 전체 논의 피해로 산정하기 때문에 피해면적은 5000㏊에 달할 수 있다"며 "배추도 강한 바람에 뿌리가 흔들려 보식을 실시해야 하는 면적만 200㏊ 정도로 조사됐으며 정확한 피해상황을 계속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태풍이 지나간 후 서둘러 배추 보식 나서고 있지만 육묘를 구하지 못하거나 정식적기를 놓쳐 피해 수습에 나서지 못하는 농가들도 많은 실정이다.

이번 태풍으로 전복가두리 양식장도 1782칸이 파손돼 전복 110만800미가 폐사해 3억4000여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했으며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 양식도 피해를 입어 미역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2월 전까지 먹잇감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축사도 5동이 반파돼 1700여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비닐하우스 전파 4동, 반파 7동, 농산물 창고 1동 반파, 주택 2동 반파 등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행했다.

또한 화산면 구성항 가드레일 35m가 파손되고 선축 10m가 유실됐으며 승강장 4곳 전파, 마을회관 4개소 소파, 교통신호등 파손 등 공공시설에 대한 피해도 잇따랐다.

군은 쓰러진 가로수 136주와 신호등, 도로표지판, 간판 등 긴급한 사항에 대해 당일 응급복구를 실시했으며 지난 11일에는 군청 직원들과 군부대 장병, 농협중앙회 해남군지부 직원 등 120여명이 참여해 벼 도복 피해를 입은 5농가를 찾아 벼 묶어세우기 등 일손돕기에도 나섰다. 군은 읍면별 일손돕기 알선 창구를 개설하고 하우스 철거 등 농업시설물 등에 대해서도 복구 완료 시까지 인력 지원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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