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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 수거, 소매점에만 맡길 일 아니다소매점 보관·관리 어려워 난색, 소비자는 반환 눈치보여
해남농협 하나로마트 1곳에서만 매달 빈 병 2~3만개 회수
박수은 기자  |  ps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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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0  11: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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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들이 빈 병을 반환해 보증금을 돌려받는 빈용기 보증금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소매점 측에만 책임이 과중되어 있어 정책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자원재활용 필요성과 환경 보존 인식이 높아지면서 빈 병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빈용기보증금액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소매점에서 빈용기를 수거하고 보증금액을 반환하는 일은 소매점과 군민 모두에게 불편함이 있다며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빈용기 보증금제도는 지난 1985년 도입됐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용기는 재활용해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지키자는 의도다. 미리 제품가격에 보증금을 포함해 판매하고,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하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현재 13개 생산업체에서 소주, 맥주, 청량음료 3개 부문 65개 제품에 빈용기보증금제도를 도입했다. 보증금 반환은 병이나 라벨에 보증금 환불 문구가 붙어있는 65개 제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보증금액은 190ml 미만 70원, 190ml 이상 400ml 미만 100원, 400ml 이상 1000ml 미만 130원, 1000ml 이상 350원이다. 소매점에서 회수된 빈 병은 유통업체를 통해 다시 생산업체로 전달된다.

한국자원순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4%에 그쳤던 소비자 반환율은 보증금 인상 후인 2017년 6월 47%로 상승했다. 하지만 재사용 횟수는 8회, 재사용율은 85% 가량이어서 재사용율 95~98.5%인 선진국만큼 높이기 위해서는 빈 병을 회수하는 방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남읍 A 씨는 "최근 환경문제가 큰 이슈이고 제품가격에 보증금이 포함된 만큼 빈 병을 반환하고 싶지만 큰 마트가 아니면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아 시도하지 못했다. 마트에 병을 가지고 가도 고생에 비해 돌려받는 돈이 많진 않아서 아파트 수거함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일부 군민들은 집 근처 작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빈 병을 반환하기에는 눈치가 보인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에서는 구매했을 경우에만 보증금을 반환해주고 이외에는 거절하기도 해 헛걸음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무거운 병을 들고 마트를 전전하는 일이 내키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매업체에서 빈 병 수거를 거부하는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판매한 곳이 아니라며 반납을 거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보관 장소를 감안해 동일인이 1일 하루 30병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한해서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고 구매 영수증을 지참했다면 수량에 관계없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소매업체 측에서도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빈 병을 수거하더라도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한데다 정리하는 것은 오로지 직원의 몫이어서 정책적인 환경 문제 부담을 소매점에만 전가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판매하지 않은 빈 병이나 아예 취급하지 않는 종류를 가져와 반환해달라고 요구했을 때 모두 받아주다가는 보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내부에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들어있는 병을 갖다 주면 처리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해남읍내 마트를 운영하는 B 씨는 "혼자 근무하는데 빈 병 보증금을 반환해달라는 사람이 많으면 힘들다. 창고에 둘 곳도 없어서 지나가는 통로에 쌓아둔다. 한 곳에서 수거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마트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남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빈병을 반환하러 오는 군민들이 많아 매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빈병을 회수하고 있다. 인근 면 지역에서까지 해남농협 하나로마트에 올 정도다.

주차장 일부를 반환소로 만들어 운영하는데 수거량이 많았던 지난 2018년 10월에는 3만6229개를 수거하기도 했다. <표 참고>

   
 

이 때문에 담당 인력 1명이 추가로 필요하고, 많은 병을 보관하기 위해 주차공간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환양이 많은 것에 비해 병을 넣어 보관할 박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추가 작업이 발생하는 문제도 겪고 있다.

군민들이 지불한 제품 가격에는 반환 보증금액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당하게 받아야 할 돈인데다 환경적으로도 빈 병 재활용율을 높여야 하는 만큼 빈용기 회수를 소매업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연도별 미반환보증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는 410억원이 남아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도 빈용기 보증금제도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미반환보증금을 국민들이 더욱 편하게 빈 병을 반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사용하거나, 정부에서 전국에 자원재활용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당장 군내 소매점과 군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언제 시행될지도 모르는 정부 정책을 기다릴 수만은 없기에 지자체 내에서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장흥 빈병 반환수집소 운영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이하 순환센터)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전국 8개 지역에 '빈용기 반환수집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 신청을 받아 적극적으로 나선 지자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인근 지역인 장흥군도 포함되어 있다.

장흥군청에 따르면 6월부터 빈용기 반환수집소를 열었으며 목포 소재 C 재활용업체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C 업체는 생산업체에 빈 병을 납품할 수 있는 납품권이 있는 곳으로, 장흥지역 자활센터를 통해 지역 인력 1명을 고용하고 주중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수거에 나서고 있다.

장흥군에서는 반환소 부지와 전기료만 제공하며 1일 4시간의 수거 인력 인건비와 운영비는 순환센터에서 직접 지원하는 형태다.

특히 빈용기 반환수집소에서는 빈병 회수 개수 제한이 없다.

지난 6월 소주병·청량음료병 7212개, 맥주병 1486개가 수거됐고 7월에는 소주병·청량음료병 1만3256개, 맥주병 2272개가 수거됐다. 지난달 5일부터 17일까지 수거된 양은 소주병·청량음료병 6875개, 맥주병 1581개여서 수거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흥군 관계자는 "공문이 왔을 때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해서 신청했다. 소매점에서는 관리 문제상 대부분 1인당 30병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는 가져오는 대로 모두 수거해주니 일반 군민들이 좋아한다"며 "소매점에서도 발품을 줄일 수 있어서 호응도가 좋다"고 말했다.

순환센터는 관계자는 "올해 시범사업 대상지를 결정하면서 여러 지자체들 중에 빈용기 반환수집소 부지를 제공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사업 필요성을 강조한 곳을 선정했다"며 "호응도가 좋으면 내년에도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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