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의회 제295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26일.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의 건과 관련해 이순이 의장이 "이의 있습니까" 라고 묻는 질문에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그러나 역시나 이번에도 "이의 있습니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박종부 의원은 "지난 회기 때 부결됐던 안이 재상정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많은 대안을 제시했는데도 기존 부지를 고집하고 있다"며 "재고해달라"고 밝혔다.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회에서 결정이 돼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됐는데도 이번에도 지난 회기 때와 마찬가지로 상임위원회 결정과 역할을 스스로 무시한 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박상정 의원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총무위원회에서 다수 의견을 반영해 통과됐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소수의견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상임위 역할을 무력화 하는 것이다"며 "본인이 속한 상임위 결정 사항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결국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표결 끝에 6대5로 찬성이 많아 직매장 건립의 건은 가결이 선포됐다.

우여곡절 끝에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의 건이 본회의에서 가결됐지만 상임위원회 역할을 무시한 처사와 함께 결국 기존 부지에 그대로 건립하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두달 동안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년 동안 논란만 키우다 결국 기존에 거론됐던 부지에 다시 추진하고 있는 작은영화관처럼 돌고 돌아 제자리에 추진되면서 해남군의회는 제자리 전문 의회라는 비아냥을 스스로 자초하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대체 부지로 거론하거나 정치적 타협점을 시도하며 공공급식센터 건립부지로 특정장소를 계속 미는 듯한 행동을 보인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거론한 특정 장소는 A 의원의 지인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있고 B 의원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가게 부근이다. 특히 B 의원은 책임있는 공무원이 확약까지 해달라고 요구를 했다는 전언이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 끈을 매지 말라고 했는데 자존심 싸움에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겠지만 공공 시설을 특정장소에 유치하기 위해 군의원들이 앞장선 꼴이어서 3년 전 작은영화관 무산 사태처럼 스스로 오해의 소지를 낳고 있다.

제자리 전문이 된 해남군의회가 제자리 전문에서 벗어나 의회 스스로부터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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