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해남 청년 다문화2세 어디쯤에 있나
4.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멘토·멘티, 다문화멘토링 사업 필요도움, 의논 상대 부족 다문화 2세들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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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7  10: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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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에서는 고등학생들과 다문화학생이 함께 베트남어를 배우며 소통에 나서고 있다.
   
▲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의 동물매개 멘토링 사업. 멘토 멘티가 강아지에게 목줄을 채워주고 있다.
   
▲ 수원시글로벌청소년센터는 다문화 선배들이 후배들과 소통하는 멘토링사업을 펴고 있다.

| 싣는 순서 |

1. 해남 다문화 2세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2. 나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3. 청년 다문화 2세, 빈곤·편견의 대물림
4. 다문화 2세들의 멘토·멘티가 답이다
5. 다문화 진로·취업 제도 어떻게 해야 하나
6. 청년 다문화 2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는 3년마다(2012년, 2015년, 2018년) 전국의 다문화가족들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실시해 다문화가족 지원과 정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조사에서는 만 9세 이상 만 24세 이하 다문화자녀(7000여명 응답)에 대한 조사가 포함돼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남기고 있다.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지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느낀 적이 있다는 비율이 18.8%로 나타나 적지 않은 수치를 차지했다.

또 만 13세 이상 자녀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으로 진로·진학·취업이라고 답한 사람이 48.2%로 가장 높았고 성적, 적성 등 공부가 39.4%, 외모가 17.3%로 나타났다.

특히 고민이 있을 때 주로 누구와 상담하거나 대화하는지 묻는 질문에 친구와 대화한다는 비율이 33.2%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어머니 30.1%, 스스로 해결한다가 1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친구가 49.1%인 것과 비교해 16%포인트가 낮고 반면에 스스로 해결은 1.2%포인트 높은 수치로 또래관계 형성이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번 설문조사는 다문화 자녀 10명 가운데 절반이 진로와 진학 등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고민을 의논할 상대가 부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학습지도와 정서교류, 상담 등을 통해 다문화 자녀들의 사회관계망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진학과 취업 등에 관련 정보와 필요한 내용들을 미리 알아보고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멘토링사업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다양하고 진화해가는 멘토링 사업들

다문화멘토링 사업은 대학생과 다문화 학생을 멘토와 멘티로 연결해 주는 사업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다. 각 지자체와 관련 단체, 기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나서서 이들을 멘토와 멘티로 연결해주고 삶의 선후배이자 친구로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또 한국장학재단에서도 다문화 자녀들에게는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력을 강화시키고 대학생들에게는 다문화 감수성과 봉사의식을 제고하도록 하기 위해 1:1 멘토링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다문화 멘토링 사업을 하고 있는 대학교와 관련 기관들을 연결해주고 해당 대학생들에게는 근로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다른 방식은 다문화선배 멘토링 사업이다. 대학생이 멘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이나 진학을 한 다문화 선배가 다문화 학생들과 멘토 멘티가 되는 것인데 서로의 처지를 잘 알고 있고 본인이 겪은 어려움과 경험을 후배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에 있는 이주배경청소년 전문시설인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는 지난 6월 다문화 선배 대학생을 초청해 대학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대학교에 진학한 다문화 학생이 대학진학을 꿈꾸는 후배들을 대상으로 조언을 해주는 자리였는데 "대학교 등록금은 얼마에요?", "전문대학교와 일반대학교의 차이는 뭐예요?" 등 후배들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이은희 팀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운 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실제 대학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후배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선배 멘토링을 통해 선후배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또 지난 7월 다문화강사와 인권교육강사, 통역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사회정착 선배들을 초청해 다문화 후배들과 함께 소통하고 꿈에 대한 얘기 등을 나누는 멘토링 사업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가하면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은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멘토링 사업에 동물이라는 매개를 활용하는 '꿈나눔 멘토링'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다문화 초등학생(4~6년)과 대학생 멘토를 1대 1로 연결해 주고 정서 안정과 심리치료에 쓰이는 치료견을 전문센터에서 데리고 와 이를 매개로 멘토링 사업을 하는 방식이다.

기존 멘토링 사업이 학습 위주였다면 이 프로그램은 강아지를 돌보며 긍정적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식 교류를 이어가며 정서안정과 사회성 향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사업이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의 윤슬기 담당은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고 어머니 나라에서 생활하다 중도에 입국한 학생들을 비롯해 일부 다문화 자녀들의 경우 의사표현에 자신감이 없어하는데 멘토와 함께 강아지를 돌보고 한국말로 소통하고 대화하며 이른바 정서학습을 통해 사회성이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강아지에 이어 9월부터는 멘토 멘티가 승마를 배우며 소통하는 승마체험 멘터링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해남 실정에 맞는 멘토링 필요

멘토링 사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해남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일단 해남에 대학교가 없는데다 지자체는 물론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관단체도 부족해 인적자원도 없고 사업지원이나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장학재단을 통한 멘토링 사업의 경우 전남은 소외지역에 속한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2800여명의 대학생들이 다문화 멘토링 사업에 참여했는데 광주와 전남, 전북을 모두 합쳐 호남에서는 전체의 15%인 425명만이 참여했다. 또 호남지역에서 다문화 멘토링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대학교가 10곳이지만 전남에서는 목포대 한 곳 뿐이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해남에서도 광주전남 대학교와 자매결연 등을 통해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거나 현실적으로 해남 출신 다문화 2세 가운데 대학생과 직장인, 공무원, 군인들이 많이 있는 만큼 이들 자원을 활용해 선배 멘토링 제도를 추진하는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지난 7월부터 해남고 학생들과 다문화 자녀들을 연결해주고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부터 함께 베트남어를 배우고 정서적 교류에 나서는 이른바 '신짜오 교실'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문화 자녀들의 경우 모국어 교육이 배제된 채 체류언어만을 강요당하면서 정체성 발달과 학습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것인데 다문화 자녀들은 결혼이주여성과 고등학교 선배들을 통해 모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배우고 서로 소통하며 정서교류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천성미 담당은 "다문화 2세들이 모국어와 한국어 등 두 개 이상의 다른 언어를 잘 사용할 수 있다면 본인들의 정체성 확립과 정서적 안정은 물론 나아가 어머니 나라에서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올해 첫 사업으로 절반이 지난 만큼 사업을 잘 보완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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