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농산물 가격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며 제값 받고 팔수 없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배추·마늘·양파·보리·무·대파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농산물 가격 하락에 생산자인 농민들의 손해는 말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책을 요구했으나 뒤늦은 대책으로 실효성이 없어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했다. 뒤늦게 내놓은 대책은 농가에게 도움이 되지못하고 있다. 헐값에 농산물을 넘긴 농민들은 손해를 보고 수급대책의 효과는 이후 유통 분야의 이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농업이 규모화 되면서 저장시설을 갖춘 대농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지만 아직 중소농의 수가 더욱 많다.

지난 2017년 해남군 경영규모별 농가 수를 보면 7700농가가 1000만원 미만의 농업소득을 얻고 있다. 이에 반해 1억원 이상의 농업소득을 얻는 농가 수는 694농가로 나타났다. 농가 수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들의 총 생산액은 더 큰차이를 보인다.

1억원 이상의 경영규모를 가진 농가들은 해남 전체 생산액 중 35.1%인 2363억9800만원을 생산했다. 1000만원 미만은 14.9%인 1001억 1700만원에 그쳤다. 농가 수는 11배, 생산액은 2배 이상이 차이가 나고 있다. 재배면적과 생산액 차이는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며 대농과 소농의 소득양극화는 더욱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농업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생산자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농산물 가격 폭락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수급정책 마련에 생산자의 주장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추 주산지인 해남을 중심으로 전국의 배추생산자들이 모여 전국배추생산자협회를 꾸렸다. 배추농사를 준비할 시기에 앞서 지역과 농식품부와 면담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농산물 가격안정 대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업현장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추진되고 있는 농산물 가격안정 대책들이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하고 농산물 가격 하락이 생산자들의 과잉생산이 원인인 것으로만 치부되고 있다.

농산물 가격 하락은 과잉생산도 있겠지만 그에 앞선 소비 감소, 수입증가 등 산제된 많은 문제들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우선돼야한다.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말이 무색하게도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농사는 국가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다. 기둥을 구성하고 있는 생산자들이 힘을 키워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실행될 수 있도록 요구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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