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스레피나무 열매.
▲ 사스레피나무 열매.

차나무과의 사스레피나무(Eurya japonica)는 남부지방의 반 그늘진 곰솔숲, 바닷가에 서식하는 상록활엽관목이다.

사스레피나무는 잎이 두껍고 무딘 톱니가 있다. 4월에 나뭇잎 겨드랑이 마다 작은 종을 닮은 연노란, 연녹색의 꽃이 핀다. 꽃에서 퀴퀴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 파리같은 곤충을 유인해 수분·수정을 한다. 꽃향기가 향기롭진 않지만 살균·진정효과는 매우 높다. 10월에 자줏빛이 도는 검은색의 둥근 열매가 맺어 겨울 내내 매달려 있다.

민간에서는 잎과 줄기,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시면 류머티즘에 효염이 있다고 전해진다. 사스레피나무는 가지와 잎을 태워 염색할 때 매염제(염료가 섬유에 붙도록 하는 역할)로 사용하였다.

아황산가스에 내성이 강하고 공기청정 기능도 있어 공해수종으로 심기도 한다. 푸른잎은 꽃꽂이나 화환, 조화의 배경으로 인기가 있었다.

내 고향 해남에서는 청성나무, 제주에서는 가스레기낭이라 불렀다. 청성나무는 토끼나 염소가 잘먹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꺾어다 주곤 했다.

소도 먹기는 하지만 즐기지는 않았다. 산림감시가 심해 곰솔은 벨 수가 없어 곰솔 아래 청성나무를 베어다 아궁이에 태우면 싸라락~~~ 소리가 나면서 잘 탔다.

겨울방학 내내 하는 놀이 중 촛다라는 놀이가 있었다. 동네 뒷산 곰솔 숲길 언덕배기에 줄을 긋고 편을 갈라 촛다놀이를 했다. 촛다놀이 터 옆에 50년도 더 된 청성나무가 있어 그곳에 올라 촛다구경을 하고 자동차 놀이를 했다.

5년 전 사스레피나무 밑동을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서 키워보니 잘 자라지 않았다. 내가 그립다고 해서 내 곁에 억지로 둘 수는 없나보다. 그래도 남아 있는 기억과 향수가 있어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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