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등 체계적 관리 어려워
유족, 기념관 부지 기부 시사

▲ 고 조오련 선수의 유품이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 기념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고 조오련 선수의 유품이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 기념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10년 전에 타계한 해남 출신 조오련 선수(1952년 10월 5일~2009년 8월 4일)를 기리는 기념공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 조오련 선수는 1970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2관왕에 올라 수영 종목으로는 국제대회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생전에 한국 신기록 50회 작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은퇴 뒤에는 도버해협·대한해협·독도횡단 등의 프로젝트를 성공했고 수영교실과 스포츠센터를 열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지난 2006년 고향인 해남으로 귀향해 계곡면에서 살다 2009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해남에서는 그의 사망 후 2010년부터 조오련배 땅끝바다 수영대회를 열었지만 운영 미숙과 유족들과의 갈등에 휩싸이며 4회 만에 대회가 사라졌고 우슬체육센터 수영장을 조오련수영장으로 간판을 새로 단 것 외에는 별다른 추모사업도 없는 실정이다.

해남읍에 있던 생가도 사라졌고 그가 살던 집도 경매로 넘어가 계곡면에 묘지만 남아있는데 지난 2009년 그와 재혼한 아내 이성란(55) 씨가 계곡면에서 농원을 하며 그의 묘지를 지키고 유품을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란 씨가 보관하고 있는 유품에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고 받은 수십여개의 트로피와 상패, 사진, 정부로부터 받은 국민훈장 목련장 등 훈장 3개, 아시안 게임 우승 당시 본인이 직접 디자인해 입었던 수영복, 1980년 대한해협 횡단을 기념해 신동우 화백이 그린 그림, 손기정 선생이 생전에 조오련 선수에게 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기념 그리스 청동투구 복제품 등이 있다.

그러나 유품 상당수가 부서지거나 녹이 슬었고 놔둘 공간도 부족해 체계적인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성란 씨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농원을 가끔 방문하고 있지만 유품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설명을 일일이 해줄 수도 없고 생계 때문에 방문 때마다 직접 사람들을 다 맞이할 수도 없는 상태다"며 "유품 상태도 갈수록 좋지 않은 만큼 그의 유품들을 한 곳에서 보고 기억할 수 있는 전시관이나 기념관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생전에 빚이 있어 그가 살았던 집과 땅이 다 넘어가 지킬 수 없었지만 컨테이너 생활부터 시작해 농원을 운영하며 그의 유품만은 지켜왔다"며 "해남군이나 관련 기관에서 전시관이나 기념관을 짓겠다고 한다면 계곡에 있는 내 소유의 600평 땅을 기부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조오련 선수의 이름을 딴 조오련수영장이 운영되고 있고 해남동초 수영부가 다양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10주기를 맞아 기념공간 조성이나 수영대회 부활, 장학금 조성 등 추모사업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