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 학장(향교 삼호학당)

공자가 제자들과 채나라로 갈 때 양식이 떨어져 채소만 먹어가며 일주간을 버티는데 안회가 어디선가 쌀을 구해와 밥을 짓는다. 밥이 다될 무렵 공자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코끝을 스치는 밥 냄새에 부엌을 내다보게 됐는데 때마침 안회가 솥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웅큼 집어 먹는 것을 봤다. 공자는 가장 아끼는 제자인데 이럴 수가 하고 실망했다.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뵙는데 밥이다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 하더구나" 뉘우치라고 하는 말이었다. 안회의 대답은 이 밥으로는 제사를 모실 수 없다고 하면서 솥뚜껑을 여는 순간 천정에서 흙덩이가 떨어져 그 밥이 아까워 못 버리고 자신이 먼저 먹었기에 안 된다는 말에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 눈과 내 머리도 믿을 수가 없구나. 한 면만 보고 사람 됨됨을 속단했구나. 알아두어라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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