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암 '그들의 귀향'
지역 역사 연극으로 풀어내

▲ 옥매산 광부 집단수몰사건을 다룬 '그들의 귀향 in 해남' 연극 중 끝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광부들의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 가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
▲ 옥매산 광부 집단수몰사건을 다룬 '그들의 귀향 in 해남' 연극 중 끝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광부들의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 가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

"꼭 집에 오고 잡았는디, 참말로 미안하다. 이라고 가서 죄송하요"

해남지역 연극전문단체인 극단 미암(대표 고유경)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제주도에 끌려갔다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채 바닷 속에서 생을 마감한 옥매산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그들의 귀향 in 해남'을 지난달 27일과 28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 군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들의 귀향 in 해남'은 지난 2015년 선보인 연극 '그들의 귀향'을 다시 각색한 작품으로, 당시 극단 미암은 유족과 생존자를 만나 채록작업을 진행하고 옥매산과 제주도를 답사하며 수집한 이야기로 연극을 구성했다.

옥매산 광부들로는 '덕구', '두식', '석호', '성칠'이라는 캐릭터를, 고향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주민으로는 '옥천댁'과 '덕순', '새댁', '이장'을 설정해 제주도 강제징용 상황과 마을의 이야기를 번갈아 풀어냈고 두 곳을 잇는 캐릭터로는 덕구와 제주도에서 사랑을 키운 '분이'가 등장한다.

이번 공연에는 해남지역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으며, 특히 신입 단원들이 여러 명 입단해 동아방송예술대학 연극학과 박우열 교수에게 기초 발성부터 교육받았다. 또한 와이어씬도 추가하는 등 지난 2015년 공연보다 더욱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연출가 차재웅 씨는 "배우들도 감정몰입이 되어 빠져나오기 힘들정도로 굉장히 힘든 내용의 연극이다. 하지만 광부들의 완전한 귀향을 바라고자 다시 무대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날 연극을 관람한 이들은 끝내 고향땅을 밟지 못한 피해자들의 설움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절규에 눈물을 흘리며 1시간 20여분 동안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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