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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과 혐한의 사이
배충진 편집국장  |  cj-ba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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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1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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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권의 반도체 제조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제한이라는 경제보복으로 양국관계가 반일(反日)과 혐한(嫌韓)이라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리적 근접성과 수천년에 이르는 교류와 문화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간 원한에 가까운 감정이 형성된 것은 두 번에 걸친 국가에 의한 범죄행위의 결과이다. 이 두 사건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매우기 힘든 간극이 벌어졌다.

왜구가 한반도에 자주 출몰했지만 토요토미히데요시(豊臣秀吉)에 의한 조선침략은 대의명분도 약하고 잔인하기 이를데 없었다. 잔인성의 상징은 교토 토요구니(豊國)신사 앞에 자리잡고 있는 귀무덤이다. 이름은 귀무덤이지만 수많은 조선병사나 양민들의 코를 베어온 것이다. 종전후 실권을 잡은 조선침략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도쿠가와이에야쓰(德川家康)는 전후처리를 위해 나름 노력한 결과물이 조선통신사 일본방문으로 양국간 교류와 이해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조선왕실은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귀환이나 사후대책에 소홀했다.

두 번째 36년간 일본 식민지배는 더욱 가혹했다. 민족문화를 말살하고 인적 물적 자원 수탈과 함께 자기정체성의 근본이 되는 이름까지 빼앗는 범죄행위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한국정부 역시 친일청산이나 강제징용 및 위안부문제 등 식민지배 배상문제를 정확히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오늘과 같은 상황이 초래되었다.

피해자인 한국에서의 반일감정은 지속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약화되는 추세고 일본에서의 혐한감정은 갑작스럽게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베정권 들어 '한국만 때리기' 영향 받은 것으로 그 배경에는 일본사회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상쇄시키기 위한 노림수가 들어있다.

첫째, 장기집권중인 자민당은 원래 출발부터 정치이념보다는 이해관계에 의해 형성된 정당으로 2009년 정권 상실후 2013년 정권을 되찾기는 했지만 당내 다양성이나 견제, 균형이 상실된 상황에서 아베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둘째, 일본은 지난 20여년간 이어진 경제침체 속에서 국민 1억명이 중산층의 안락한 삶을 누린다는 의미인 '1억총중류'의 자부심과 풍요로움 대신에 격차와 소외가 일반화되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넘버2'의 자리를 내어주면서 사회적으로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신감 상실이나 무력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동일본 대지진이 가져온 막대한 피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큰 '난카이(南海) 대지진'발생확률이 80%에 이른다. 태평양 연안인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주기 발생해온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

넷째, 역동성이나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사회가 한 방향으로 쏠리면서 지식인과 언론의 비판과 견제라는 사회기능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현재 일본내 혐한상황은 어느새 괄목상대(刮目相對)가 된 한국에 대해 정치권과 국가권력, 그것에 밀착된 집단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경향이 강하다. 반일과 혐한이라는 양극단의 어려운 여건속에서 상호 지향해 나가야 하는 길은 인류 보편적인 민주와 인권, 평등이라는 가치에 충실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승자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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