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 여닫는 고리 고장 방치
농어촌공사 관리 부실 도마에

▲ 화원면 이목리 장춘마을의 한 농민이 저수지에서 제 때 농수를 공급받지 못해 모판이 말라 죽었다며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 화원면 이목리 장춘마을의 한 농민이 저수지에서 제 때 농수를 공급받지 못해 모판이 말라 죽었다며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저수지 물이 꽉 차있는데도 불구하고 농수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모판이 말라 죽으면서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급기야 농사를 포기한 농민까지 발생한 사태가 빚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화원면 이목리 장춘마을 농민들은 대부분의 농가가 모내기를 마친 상황에서 이달 초까지 저수지 물에서 농수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모내기에 앞서 논에 물을 채우고 로터리 작업을 하기 위해 논에 물을 대 줄 것을 농어촌공사에서 임명한 저수지 관리인에게 요청했지만 고장이 났다며 차일피일 미루더니 열흘이 지나도록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3일에서야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저수지에서 각 농가 농수로로 물을 보내기 위해서는 수문을 열어야 하는데 수문을 여닫는 고리가 부식돼 떨어져 나가면서 잠수부까지 동원해 보수를 한 다음에야 물을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가뭄도 아니고 저수지에 물이 꽉 차 있는데 어떻게 농민들이 농사철에 물을 달라고 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며 "특히 10일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농어촌공사 측은 대리인 핑계만 대고 현장 방문도 지난 3일에서야 하는 등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 농민은 모내기를 위해 준비한 모판 60개가 모두 말라버려 농사도 못 짓게 됐다며 보상이 되지 않을 경우 농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측은 "각 마을에 주민 한명을 저수지 관리 대리인으로 임명해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농수공급이나 수문관리에 문제가 있었고 특히 사전에 점검이나 보수를 해야 했지만 업체 선정 절차가 늦어져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조치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저수지 관리책임은 농어촌공사로 모내기 철을 앞두고 미리미리 점검을 해야 했는데도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어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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