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란(사회복지사)

 
 

초록은 날로 짙어 가고 하늘호수에는 비행기가 한 마리 백조인 냥 날렵한 몸짓으로 물살을 가르며 날아간다. 밤은 또 어떠하랴. 고즈넉한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소쩍새 울음은 먼데 그리움을 가져다 주고, 맹꽁이들의 합창에 까르르 웃을 것 같은 잔별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주고 받는 이야기가 밤 깊은 줄 모르는 6월 초입이다.

농촌은 모내기가 한창이고 깨와 콩심기, 마늘 수확하기 그리고 보리 수확까지 바쁜 일상 속에 들녘은 생기가 넘친다.

눈을 뜨는 새벽부터 잠이 드는 시간까지 주어진 순간의 시간에 감사 또 감사하며 기도하듯 읊조린 하루가 잠시 지나간 바람 한 줄기에 상처를 입겠다.

최선을 다했다 생각했는데 그 최선이 다른 이에게는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했을 때 사회복지사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아니 그 최선을 보상심리로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주는 것만으로 그리고 상대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말하고 싶다. 내가 아닌 다른 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쩜 모자람도 부족함도, 넘치는 모든 것까지 수용하고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버거운 일 일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의 하루가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아니듯 언제나 새롭게 시작되는 삶이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 날마다 많은 일이 생겨남은 살아가는 모든 이의 일상일 진대 그 섭리 속에 우리는 아이들을 노엽게 하지 않아야 한다. 피가 나는 상처는 곧 아물지만 마음에 베인 상처는 마음속 깊은 곳에 트라우마가 되어 성장의 걸림돌로 남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찔레꽃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산딸기가 익어가는 날 잠시 향기에 취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수비를 다 할 수 있는 일상의 선수가 되어야한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어떤 한 그루의 나무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작은 풀 한 포기에서 부터 잡목과 어우러진 넝쿨까지 모두가 어우러짐이 있기에 숲은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함께 어우러짐이 있어야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누구는 똑같은 일상이라 여길지라도 분명 어제와 오늘은 다른 하루이기에 감사하며 또 하루가 어찌 꾸며질지 첫마음이 설레기도 하다.

아이들이 해맑은 꿈을 꿀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꿈을 나르는 하루이고 싶다.

바람에 베인 상처를 입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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