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지역 내 먹거리 선순환을 위한 과제
1. 해남의 푸드플랜은 어떻게 진행되나?2013년부터 로컬푸드 추진 나서
로컬푸드 포함한 푸드플랜 그려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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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3  16: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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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지 견학을 통해 농민들이 타지역의 로컬푸드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
   
▲ 군과 군의회, 지역농협이 모여 푸드플랜 관련 간담회를 열었으나 운영주체에 대한 논쟁만 불거졌었다.

<편집자주> 국가단위의 푸드플랜에 이어 지역단위의 푸드플랜이 진행되고 있다. 해남은 지난해 정부의 지역단위 푸드플랜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돼 농촌형 지역단위 푸드플랜 선도 지자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1차년도 사업으로 푸드플랜 수립에 필요한 지역 내 먹거리 심층 실태 조사와 맞춤형 공급체계 구축 및 현안분석 등의 연구용역을 했다. 본격적인 푸드플랜 구축 계획에 따라 지역에 맞는 먹거리 선순환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싣는 순서 |

■ 1회 : 해남 푸드플랜은 어떻게 진행되나?
■ 2회 : 해남의 먹거리현황, 지역 내 선순환 넘어서야
■ 3회 : 도시의 먹거리 농촌이 책임진다
■ 4회 : 로컬푸드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 5회 : 로컬푸드로 만들어지는 공공급식
■ 6회 : 해남의 지역내먹거리 선순환 무엇이 중요한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조건인 먹거리는 생산과 유통, 소비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바라는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농업인들도 지속가능한 농업을 통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길 바란다. 먹거리에 대한 공공성을 높여 지역내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 공급, 소비하는 먹거리종합계획인 푸드플랜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선도 과제 중 하나로 먹거리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을 연계하는 로컬순환시스템을 통해 지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하고 도농상생과 지속가능한 먹거리 산업을 도모하는 지역단위 푸드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해 지역단위 푸드플랜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농촌형 지역단위 푸드플랜 선도 지자체로서 연구용역을 거쳐 '해남 2030 푸드플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군은 푸드플랜 추진에 앞서 로컬푸드를 준비해왔다. 그 시작은 2013년부터였다. 지역내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원정책과 선진지견학, 생산자교육을 진행해왔다. 이어 지난 2015년에는 로컬푸드 기반 마련과 활성화를 위한 '진수성찬 힐링 스테이션 구축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됐다. 당시 연구용역을 통해 직매장, 레스토랑, 거점농민가공센터, 재단법인 설립, 전담부서 신설 등이 제안됐고 직매장 운영을 위해 다품종 생산과 연중공급체계를 위한 농가 교육이 중요시됐다.

다음해인 2016년에는 '해남군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을 위해 로컬푸드 기획생산과 생산자 조직구성, 농식품 가공 등을 위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준비과정을 거쳤으나 로컬푸드 실행은 더뎠다.

전남도에 로컬푸드직매장 건립지원을 위한 사업을 신청했던 군은 도가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지원하는 로컬푸드직매장 설치지원사업에 신청하라며 사업을 반려했다. 지자체가 aT에서 지원하는 로컬푸드직매장 설치지원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선 법인격의 운영주체가 필요했었다. 군은 직매장 건립을 위해서 군이 출연한 재단법인 설립을 위해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했다.

지난 2017년 6월 마무리된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에 따라 연말이나 이듬해 초에는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로컬푸드 직매장을 위한 부지마련도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군수 부재와 직매장 부지 마련 등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워졌다. 이와 동시에 정부에서 지역단위 푸드플랜이 추진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해남군이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했던 로컬푸드는 직매장을 통한 지역농산물 판매뿐만 아니라 학교급식 등에 지역농산물을 공급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것으로 정부가 추진하려하는 푸드플랜과 비슷한 맥락을 띄었다. 농촌형 지역단위 푸드플랜 선도 지자체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로컬푸드는 푸드플랜으로 확장성을 띄게 됐다.

사업계획·추진 관 주도 지적
먹거리 선순환 공감대 형성

군은 연구용역과 조례제정 등 행정적인 절차를 밟으면서 푸드플랜과 로컬푸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인 농가교육과 조직화 등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농가는 447농가로 군에서는 참여의지가 있는 농가라 판단하고 있다. 최근 참여신청서를 받기 시작해 53농가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보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연중공급이 이뤄져야한다.

군은 대농보다는 중·소·고령농 등 소농의 역할을 확대하고 이들이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1차적으로 소비하고 다른 소비처를 발굴해 공급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소비량을 가늠하는 계획적인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 농가들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의지가 중요하다.

일부 농가에서는 연구용역부터 사업 계획 수립까지 농가의 의견보다는 관 주도로 계획을 세워놓고 농가에 통보하는 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푸드플랜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민간거버넌스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 전부터 지역내 먹거리 선순환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한다.

최근 군과 군의원, 지역농협들이 모여 푸드플랜 관련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푸드플랜과 로컬푸드의 운영 주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군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군에서 출연한 재단법인에게 운영을 맡길 입장이고 지역농협들은 자신들의 노하우와 기반을 활용해 충분히 운영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드플랜 운영 주체를 공공성과 공익성을 갖춘 비영리법인에게 맡긴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농협들은 푸드플랜과 로컬푸드에 대한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해 군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은 앞으로 푸드플랜 추진을 위한 '해남 2030 푸드플랜'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군이 출연해 공익성과 공공성을 확보한 먹거리 관리조직인 재단법인 해남 푸드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센터는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사회적 경제영역까지 지원하며 총괄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군은 2020년부터 5년간 매년 3억5000만원 안팎으로 총 20억여원의 출연금을 통해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립하기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된다. 재단법인은 생산관리팀, 공공급식팀, 로컬푸드팀, 홍보마케팅팀으로 구성되고 센터장과 이사장, 이사회를 비롯해 민간거버넌스인 푸드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재단법인은 내년 초에 설립될 예정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을 위한 부지 확정은 군의회의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해남군 공유재산심의회에서 원안가결돼 군의회의 결정이 남았다. 직매장 부지는 해남공원 옆 아파트 모델하우스 자리로 군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6월이면 개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길었던 준비과정의 끝이 보이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푸드플랜이 가동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과연 해남에서 푸드플랜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남은 먹거리의 소비지역이 아니다. 해남군 지역푸드플랜 수립 연구용역을 살펴보면 해남에서 생산된 농수축분야의 생산액은 약 8950억원으로 이중 관외로 나가는 금액이 8114억원으로 90.6%이고 관내에서 유통되는 금액은 837억원뿐이었다.

특히 관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관외에서 다시 관내로 돌아오면서 유통비용이 붙는 경우가 많아 생산 및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선순환 체계가 마련되야한다. 이와 함께 먹거리 생산지가 아닌 대도시와 연계한 도농상생의 사업을 추진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사업추진에 앞서 지역내에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작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역량강화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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