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추행 의혹에 휩싸인 월우 스님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지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과연 누구를 위한 기자간담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추행의혹이 불거지고 보도되자 손만 잡았다고 하더니 다시 오보라고 항변하고 이어서 사건 당사자간 주고 받은 사과문과 사실확인서를 취재진이 입수하자 이를 인정했다가 다시 번복했다. 그리고 기사가 보도되는 시점에 사퇴했다.

이 사건은 애초부터 간단했다. 해남을 대표하는 유명 사찰 주지스님이 종무소 여직원하고 해인사 모 스님의 조문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추행 의혹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지금까지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직접 밝히지 않고 있어 취재진이 지금까지 취재한 것들은 다 차치하고서라도 월우 스님 본인이 손을 잡았다고 말했으니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인정한 셈이며 시기나 장소, 대상자 모두 역시 부적절했다.

그렇다면 이것만으로도 신도와 지역민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어야 옳았었다. 그러나 월우 스님은 이후 피해자로부터 받은 문자를 통해 해남신문의 보도가 오보라고 주장하며 아무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떠들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당사자의 2차 피해를 고려해 보도에 신중을 기했으나 당사자들이 오보라고 주장하고 기획된 사건이라는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는 상호간 주고받은 사실확인서와 사과문을 제보를 통해 입수했다. 사과문은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컴퓨터 한글파일로 작성됐고 월우 스님이 당사자에게 사과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사과문에는 '좁은 차 안이라 신체접촉이 있었고', '진심으로 보살님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별개로 자필로 쓰여진 사실확인서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성추행 인정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고 지장까지 찍혀 있다. 또 합의 과정에서 월우 스님이 사건당사자에게 '오보', '악의적인 소문'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취재기자와 자신 등에게 보내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월우 스님은 이와 관련해 "당사자가 참회문을 작성해서 오라고 해 만났더니 성추행 문구가 명시된 사실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해 그대로 써 준 것이며 나도 피해자로부터 이 사실확인서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민·형사상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문을 별도로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음날 곧바로 취재진에게 전화를 걸어 내 자필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사건당사자인 여성은 여전히 취재진과 연락두절 상태이지만 그 기간동안 사건 당사자인 스님과 여성이 사건무마를 위해 담합한 내용도 해남신문은 입수하였다.

그리고 보도를 앞둔 시점에서 월우 스님은 29일 사퇴했다. 그가 사퇴하며 밝힌 입장문에는 이같은 내용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과연 이번 사태를 촉발한 당사자로서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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