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변론하며 무죄라고 밝혀
증거 채택과정에서 위조 주장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 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에서 증거채택을 놓고 변호인 측과 검찰 측간에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김신혜 씨는 변호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변론에 나서며 검찰 측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 재심 첫 공판은 한차례 휴정까지 가며 3시간여동안 진행됐다. 김 씨는 검찰 측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와 관련해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장으로부터 "이제 그만하세요"라는 제지까지 받았다.

김 씨는 특히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검찰 측이 제출한 아버지 명의의 보험청약서와 관련해 직접 재판장 앞까지 나와 빔프로젝트로 서류 등을 보여주며 "서류 작성 시기가 맞지 않고 서명날인과 필체가 다르며 금융감독원 인증코드가 없고 보험가입 시간에 자신은 집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며 "보험가입서가 위조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가 범행에 참고했다고 검찰이 주장한 영화 '사일런트 폴'을 두고는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압수물을 수집했고 이 영화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영화를 참고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따지기도 했다.

검찰은 "김 씨의 진술이나 수집된 증거에 의한 것이다"며 김씨의 유죄를 다시 한 번 주장했다. 결국 김 씨의 계속된 반론에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증거조사 종료를 선언하지 못하고 다음 공판에서도 증거조사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신혜 씨는 첫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량에 오르는 과정에서 "위조 사문서를 행사한 검찰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원은 다음 달 17일 김 씨의 두 번째 재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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