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해남 청년 다문화2세 어디쯤에 있나
1. 정부 통계에서도 사라진 다문화 2세 청년들결혼이주여성·자녀 학교생활 초점
다문화 2세 청년들 실태조사 없어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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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7  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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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동초에서 펼쳐진 다문화 이해교육.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높지만 다문화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실태조사는 부족한 상황이다.

<편집자 주> 2000년 전후로 다문화 가정이 급격히 늘면서 현재 성년이 된 다문화 2세들이 사회 곳곳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의 다문화 정책은 아직도 결혼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과 다문화 2세들의 학업 문제에 치중돼 있다. 청년이 된 다문화 2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고 이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그리고 제도적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지역사회 관심과 함께 정책적 변화에 대한 공론화를 얘기해본다.

 

| 싣는 순서 |

1. 해남 다문화 2세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2. 나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3. 청년 다문화 2세, 빈곤·편견의 대물림
4. 다문화 2세들의 멘토·멘티가 답이다
5. 다문화 진로·취업 제도 어떻게 해야 하나
6. 청년 다문화 2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일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지난 2008년 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매 3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결혼이민자의 배우자, 그리고 9~24세까지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결혼이민자와 결혼이민자의 배우자들을 대상으로는 결혼생활과 가족관계, 자녀양육, 사회생활, 경제생활, 언어사용이나 남녀역할 인식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는 가정생활(부모와의 관계만족도, 이중언어 구사 문제, 자아존중감 등), 학교생활(취학률, 학교폭력, 학교생활 적응 등), 사회생활(고민상담, 차별경험 등)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조사 결과 특히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0명 중 1명은 지난 1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9.2%가 사회생활 중 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해 2015년(6.9%)조사 때보다 2.3%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차별을 가한 당사자는 친구가 64%로 가장 많고 고용주·직장동료가 28.1%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8.2%로 3년 전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진선민 여가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든 만큼 이주배경으로 인한 적응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업과 진로, 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장 지원 강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조사에서는 한계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이른바 결혼이주여성 1세대들이 1990년대 초반에 한국으로 넘어와 이미 2세들이 20대 중반을 넘어 30대 초반까지 자리하고 우리사회에서 청년으로 성장했지만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문화가족지원법에는 다문화자녀에 대한 실태조사를 24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고 정부도 여기에 맞춰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또 24세 이하 다문화자녀에 대한 실태조사도 대부분이 학교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다문화 2세 청년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현 실태를 알 수 있는 자료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 또한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의문점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본지와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문화 청년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태파악을 해보기 위해 지난 4월 한달여동안 만 19세이상 자녀를 두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11% 하는 일 없음

해남에는 기초조사결과 만 19세 이상 다문화 청년이 114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의 전처 자녀나 혼인했다 이혼 후 아버지와 살고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결혼이민여성이 직접 낳아 현재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자녀만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는 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설문조사 질문은 자녀들이 어디에서 생활하는지,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대학에 진학했다면 전공은 무엇인지, 취업을 했다면 하는 일은 무엇인지, 대학진학이나 사회생활 시 도움이 될 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가운데 설문조사에 응한 대상자는 90명이었다.

설문조사결과 다문화 청년 10명 가운데 9명은 해남이 아닌 관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현재 어디에서 생활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7%가 타 지역이라고 답했고 해남은 13%에 그쳐 다문화 청년들도 대학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외지에서 생활하고 있고 결국 다문화청년 인구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가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대학진학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취업으로 29%를 차지했으며 취업준비가 10%, 군입대가 9%, 기타(유학, 휴학 등)가 4% 순으로 조사됐다.

휴학과 취업준비까지 합쳐 이른바 하는 일이 현재 없는 다문화 청년이 전체의 11%인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지원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학력은 대재 이상(대졸 포함)이 58%로 나타나 우리나라 전체 2018년 사회조사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을 뜻하는 대학진학률이 70%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12%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에 진학한 자녀들 가운데 전공을 묻는 질문에는 상당수가 컴퓨터공학과, 유아교육과, 간호학과, 디자인학과, 동물관련학과 등 취업이 잘 되는 학과를 선호했고 일부는 사회복지학과나 일본어학과 등 언어 관련 학과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한 다문화 청년들의 경우 공무원과 부사관, 기업체 등을 포함한 사무직과 전문직이 전체에서 43%였고, 다음으로 기업체 생산직이 32%, 미용사나 네일아트사 등 판매직이나 서비스업이 10%, 일용직근로나 아르바이트 근무도 10%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이 대학진학이나 사회생활 시 도움이 될 정책으로는 상당수가 자녀의 학비와 등록금, 장학금 같은 경제적 지원을 바랐고 기술관련 일자리 연계서비스나 성인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을 꼽았다.

정확한 실태조사 등은 숙제

이번 설문조사는 110여명이 대상자였지만 90명만 응답을 했다. 또 취업 분야에 있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등의 한계점도 있었다. 설문조사를 다문화 2세 청년이 아닌 그들의 부모로 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지만 처음으로 다문화 2세 청년과 관련한 설문조사가 이뤄진 것은 성과다. 첫 시도였던 만큼 지자체나 결혼이민자들의 자조모임 등의 도움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실제 다문화 2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숙제로 남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했던 김용구(23, 어머니 나라 필리핀) 씨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군대를 면제 받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와 같은 다문화 친구 중에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 들어가 있고 여자들은 취업학원이나 대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일부는 pc방이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다문화 청년들도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진학, 군대, 취업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는 이은주(22, 어머니 나라 일본) 씨는 "다문화 2세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말고 사회 현실에서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내가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며 자책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것이 오히려 이점이 되고 글로벌 시대에 더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되는 만큼 자존감을 잃지 말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윤정숙 팀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대학진학률이 우리나라 전체 대학진학률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고 상당수 다문화 가족들이 대학 등륵금이나 장학금 같은 지원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며 "다문화가정의 경우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들이 많을 수 있고 자녀들이 대학을 가고 싶어도 이 때문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여 이 부분에 대한 고민과 정책적 대안 마련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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