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고·공고 학생들 순례
역사교육, 현장체험 필요

▲ 지난 15일 해남고 학생들이 광주와 해남의 5·18현장을 체험하는 순례행사에 나섰다.
▲ 지난 15일 해남고 학생들이 광주와 해남의 5·18현장을 체험하는 순례행사에 나섰다.

5·18민중항쟁 39주년을 맞아 학생들이 5·18역사 현장을 체험하고 5·18사적지를 둘러보는 행사가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해남 5·18동지회 김병일 회장은 해남군과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해남고 학생 38명과 해남공고 학생 31명을 대상으로 5·18역사 현장 순례에 나섰다.

학생들은 광주 5·18자유공원에 있는 상무대 영창과 법정을 체험하고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시민군이 산화한 옛 전남도청 현장과 해남에 있는 5·18사적지를 둘러봤다.

특히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는 5·18당시 군인들의 무차별 사격에 부상을 당해 1년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고 정상덕 씨(당시 해남고 3년)와 당시 해남청년회의소 부회장으로 해남지역 5·18항쟁 과정에서 무기를 회수해 군부대에 반납하고 군부대 암매장 사실 등을 증언해온 고 김덕수 씨(올해 3월 사망)의 비석을 닦으며 해남지역 선배들의 민주화 열정을 함께 했다.

또 5·18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담당 해설사를 통해 그날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나라와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그분들의 뜻을 기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어 해남으로 돌아온 뒤에는 우슬재 등 해남지역 5·18 사적지를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해남고 김한세(1년) 군은 "이번 순례 프로그램을 통해 5·18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고 조금 더 알아갈 역사임을 깨닫게 됐다"며 "특히 광주 상무대 영창 체험을 통해 열사들이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게 돼 더 많은 사람들이 5·18민중항쟁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일 회장은 "해남에서 5·18항쟁과 관련해 7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정부에서 단 2명만 피해자로 인정한 상태다"며 "진상규명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가 해남 5·18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상조사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들과 지역사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해 처음 실시돼 올해 2번째 실시되고 있는 행사로 좀 더 많은 예산지원과 학교들의 참여를 통해 학생들에게 5·18에 대한 역사교육과 현장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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