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에 있던 내용 실체 확인
읍성 보존과 활용방안 마련

▲ 해남읍성 정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남천교중수비<오른쪽>와 청류비.
▲ 해남읍성 정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남천교중수비<오른쪽>와 청류비.

해남읍성 정밀 발굴조사 과정에서 '남천교중수비(南川橋重修碑)'와 '청류비(聽流碑)'가 발견돼 구전과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실물이 확인됐다.

해남군은 향후 읍성의 활용방안과 보존대책 등을 수립코자 해남군 청사 신축사업 읍성 정밀 발굴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조사 과정에서 청사 뒤편 땅에 묻혀있던 남천교중수비와 청류비가 우연히 발견됐다.

예전 해남읍성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천교(홍교) 다리를 건너야 했으며 현재의 매일시장 부근에 있던 이 비석이 군청사 뒤뜰로 옮겨졌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교는 둥그런 형태의 돌로 쌓아 만든 조선시대 전통다리지만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며 대부분 사라졌다.

천교중수비에 대한 문헌기록은 1989년 해남문헌집, 2015년 해남군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해남읍내의 홍교다리에 서 있었던 비석으로 언제 어떻게 해남군청사 뒤뜰로 옮겨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돼 있다. 올해 발간된 해남읍지에는 '해남군청 뒤뜰에서 발견되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고 기록돼 있는 등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최근 발견되면서 해남현 지도에 표기된 남천 홍교와 인근 청류비의 존재를 증명하는 자료가 되고 있다. 또한 중수비의 발견은 대략적인 홍교의 규모나 형태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남천교중수비에 따르면 이 다리는 그 모양이 무지개처럼 생겼기 때문에 홍교라 불렀으나 실제 다리의 이름은 남천교였으며 1778년 여름에 수해로 다리가 파괴되자 건륭 46년, 정조 5년(1781)에 68일의 공사 끝에 그해 5월 다리를 완공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청류정 표석은 초서체로 聽流碑(청류정) 3자가 음각돼 있었으며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자라는 뜻을 의미하는 정자의 표지석으로 보인다. 1872년 해남현 지도에 남천홍교 인근에 聽流碑 표기가 돼 있고 해남읍지에 남천교 옆에 소정을 건립했다는 기록이 있어 청류정과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편 군은 해남읍성 정밀발굴조사와 관련해 용역사인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 및 문화재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자문회의를 갖고 읍성 보존 및 활용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용역사는 "해남읍성은 행정 치소역할과 군사적으로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 남해를 거쳐 서쪽으로 진출하는 해로상의 중요한 길목으로 대왜구 방어전선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겸한 연안읍성으로 판단된다"며 "잔존 읍성의 경우 신청사 구역의 보존구간에 포함돼 전면 발굴 추진이 어렵다면 향후 추진될 정비·복원을 통해 구체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군은 읍성의 활용방안과 보존대책 등을 수립할 계획이며 신청사 기공식은 오는 6월 말 갖고 본격적인 신축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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