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꽃.
▲ 동백꽃.

동백나무 학명은 Camellia japonica이다. 최근 까멜리아정원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된다. 까멜리아는 동백의 학명이면서 영어 이름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길을 잃은 여인)의 원작은 뒤마의 동백꽃부인이다. 동백꽃부인을 일본어로 번역한 제목이 춘희. 누구나 좋아하는 '축배의 노래'는 전쟁에서 승리해서도, 신을 찬양하는 노래도 그렇다고 큰 축제를 기뻐하는 위함도 아니다. 고급창녀 여주인공(prima donna)인 비올레타(춘희)를 꼬시기 위해 남자주인공 알프레도가 부르는 노래이다.

그럼 김유정의 동백꽃은 또 무엇인가? 그건 산동백으로 생강나무의 강원도 사투리이다. 봄에 가장 먼저 노란꽃을 피는 생강냄새가 나는 나무이다.

쪽동백도 있다. 쪽동백은 나무명찰이나 솟대 만들 때 검은 수피에 치밀한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나무이다. 잎이 넓어 나의 큰 머리도 반쯤은 가린다. 줄기가 많이 휘어져 있어 목재로서 가치는 없지만 조경수로 대박 한번 칠 나무이다. 내가 좋아하는 5가지 나무 중의 하나이다.

초등학교 동창 친구집에 동백나무가 많았다. 학교에 동백떡이라는걸 가지고 왔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어찌나 맛있던지…. 그 동백떡을 먹기 위해 남의 집 동백숲에 몰래 들어가 모종을 10개 정도 캐와 내 전용화단에 심었다.

시골집 정원을 만든 1989년 봄 5월 3일 군입대 바로 직전. 달마산에 놀러갔을 때 정말 멋진 동백나무를 발견하고 어렵게 캐어 정원 중심에 심었다. 뿌리를 너무 다쳤음에도 가지 뻗음이 멋져 강전지를 못해 두 달 만에 고사했다. 나무에 있어서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함을 깨달았다. 꼭 연애처럼….

요즘 우리 시골집 정원은 재래종 동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버지가 정원 외에도 새밖 가로수로 심은 동백이 너무 잘 자라 오히려 잘라낼 지경이다. 그렇게 살려보려고 해도 어려웠던 동백을, 그것도 나무 심는 것을 극구 반대하셨던 아버지가 그 많은 동백을 가꾸리라 상상할 수도 없었다.

동백. 추억 속에서 깨어나 해남의 어메니티자원으로 미래의 희망으로 다시 태어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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