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살고 싶은 지역 '공동체'로 가꾼다
1. 자발적·주도적 참여 '공동체'로 농촌마을 살리자마을공동체 역할 고민해야
주민주도 역량 강화 필요
박수은 기자  |  ps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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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14: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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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농촌 지역사회의 대안으로 '공동체' 활성화가 떠오르고 있다. 황산면 연호마을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기업을 설립해 주민 소득 창출과 축제 개발에 나서면서 마을 공동체의 우수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편집자주>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시민사회로 성장하기 위한 공동체 회복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 내 공동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 단위인 '마을'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커져가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노력이 배제된다면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 예산만 낭비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전국의 공동체 사업들 중 민간 활동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곳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남이 나아가야할 미래 과제를 점검할 수 있는 장을 열고자 한다.

| 싣는 순서 |

① 공동체 활동 참여, 해남 활기 불러올까
② 관광두레로 이끄는 주민주도 사업
③ 네트워크 구축한 마을활동가포럼
④ 마을기업 운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⑤ 주민 활동 종합지원센터가 돕는다

해남군은 저출산과 인구유출에 따른 인구감소가 이어져 조직개편을 통해 인구정책과를 신설할 만큼 인구감소를 주요 현안 문제로 삼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해남의 소멸위험지수는 0.271로 소멸위험지역에 속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증가하지만 젊은 청년 인구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소멸위험지수가 높다고 해서 실제로 지역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구감소 추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도심지역보다 열악한 교육·문화·의료 등 중요 정주여건 요소들의 서비스 질이 더욱 저하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삶의 터전을 만들어 살 맛 나는 지역,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농촌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민 스스로의 노력으로 해결해 가도록 지원하는 '공동체' 활성화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마을 단위 공동체의 특성을 살려 침체된 농촌지역을 활기차게 바꾸려는 활동인데,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도 사람 중심 농정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중점 추진할 6대 과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남에서도 공동체를 꾸려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황산면 연호마을(이장 박칠성)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기업을 구성해 운영키로 하면서 해남 땅끝 연호보리축제를 개최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연호마을 주민들은 지난 2월 부녀회 활성화와 마을 경관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하면서 모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했다. 특히 연호마을에는 49가구, 102명이 거주하는데 주민 대부분이 배추·마늘·고추·쌀·보리 등 농사를 짓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배춧값이 폭락해 손해가 막심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적은 소득이라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이면서 마을기업을 설립키로 했다.

황산 연호마을 마을기업 꾸려
배추값 폭락에 안정적 판로 모색

1차 발기인으로는 박칠성 이장을 비롯한 청년 6명이 중심이 되어 3000만원의 자본금을 모아 지난 3월 마을기업으로 농업회사법인 연호 주식회사를 구성했다. 청년이라고 하지만 이들의 평균연령은 49세로, 고령이 많은 주민들과 비교하면 한창 때의 청년들인 셈이다.

연호(주)는 주민들이 생산하는 1차 농산물을 수매해 '연호' 브랜드로 판매하며 가치를 높이고, 도시 등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해 주민소득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별로 분산되어 있는 배추절임사업을 마을단위로 통합해 품질·고객관리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판로 또한 이미 몇 군데 확보한 상황이라고 한다.

초기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자 다른 주민들도 힘을 보태기 시작하면서 출자금도 6700만원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지역자원인 보리를 활용한 축제를 열어 마을 홍보에도 나서자고 결정하면서 제1회 해남 땅끝 연호보리축제를 개최했다. 해남군 보조사업이 아니라 기존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축제인 것이다.

또한 전라남도에서 진행하는 전남형 예비 마을기업사업에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호(주)는 마을기업 설립부터 축제 개최까지 3개월여 만에 진행될 정도로 추진력이 남달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 이장은 "작년에 배추 가격이 너무 안 좋아서 손해가 컸죠. 쳇바퀴 돌리듯 하던대로 농사 지으면 농촌에서 살아날 길이 없다고 봤죠. 획기적으로 안전한 판로를 마련하고 조금이나마 안정된 수익을 얻자는 취지로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습니다"라며 "상인과 계약재배를 할 때도 개인보다 마을기업으로 계약하는 것이 농민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주민조직화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연호마을 외에도 문내면에서는 지난 2015년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우수영 문화마을주민협의회가 구성됐다.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사업으로, 우수영성지 내 10개 마을의 방치된 옛 건물과 풍경을 살려 문화재생사업 소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예술작품을 설치한 것이다. 지난 2016년에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키도 했다. 현재 문화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소득 창출과 연계될 수 있도록 3개년 사업으로 문화마을 조성사업이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부족한 운영비를 우수영문화마을주민협의회 자체 기금에서 충당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특히 주민들이 관광문화관련 전문적 지식이 없어 우수영문화마을협의회에서 해남군의 지원을 받아 전문가를 영입해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전문가가 자주 교체되면서 사업 연속성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 지역전문가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군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자 지원사업을 마련해 10개 공동체를 선정했다. 전남도에 등록된 해남지역 마을기업은 13곳이 운영 중이며 북평면 동해 김치정보화마을 등에서도 마을 소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남 내에서 크고 작은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인구 정책보다 주민들이 공동체의 필요성과 참여 의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 또한 지자체에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밀접한 마을, 더 나아가 해남을 가꿔가는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만이 농촌이 당면하고 있는 소멸 위기를 해소하고 지속적인 농업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터뷰 | 박칠성(황산면 연호마을 이장)

"적극적으로 변하는 주민들 모습에 보람"

 

   
 

- 마을기업을 설립한 후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이 마을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게 큰 변화죠. 특히 어르신들도 십시일반 보태겠다며 조금씩 모아오신 돈을 출자금으로 내겠다고 해 감사하고 보람이 큽니다. 물론 모든 주민들이 한 마음인건 아니지만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계기가 되는 거죠. 공동체가 마을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본겁니다.

- 짧은 기간 내에 연호보리축제를 준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연호마을과 마을기업을 홍보할 방안을 찾다가 축제를 열어보기로 했어요. 마을기업에 참여한 윤치영·신옥희 부부가 영화 '엄마' 촬영지인 냔냔이농원을 운영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모두 마음이 잘 맞고 추진력이 좋아서 빠르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완벽히 하려고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다가는 아예 축제를 하지 못하게 되니 일단 최선을 다해 준비해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을기업을 설립해 축제를 연다고 하니 사람들이 해남군에서 얼마 지원받아서 시작했느냐고 묻더라고요. 하지만 군 지원 없이 우리 힘만으로 축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군에서도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묻길래 축제장에 미리 와서 관광객의 눈으로 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도와달라고 했고요. 축제장 주변 길 상태가 좋지 않아 군이 길에 깔 자갈을 지원 해줬습니다.

올해 미숙했던 점들은 빠짐없이 보완하고 지역 음식도 개발해 내년에는 더 멋진 축제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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