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대대서 숨진 이등병사건
자살동기, 부검결과 등 의문

▲ 해남대대에서 2010년 발생한 이등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해남대대에서 2010년 발생한 이등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군대에서 발생한 억울한 사망자의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사건의 진상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남에서도 지난 2010년 해남대대에서 발생한 '이등병 윤영준 군 사망사건'과 관련해 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영준(당시 21세) 군 사망사건은 지난 2010년 6월 8일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군은 군 수사기관의 발표를 통해 부대 내에서 언어폭력 등 가혹행위가 있었고 윤 이병이 순간적인 충동을 못이겨 초소 경계근무 중에 운동화 끈으로 목을 매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영준 군이 군에 입대해서 한번도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고 사건 발생 사흘 뒤인 11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사촌 누나 결혼식 참석차 휴가가 예정돼 있었다는 점, 장남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고 유서나 메모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 등 자살 동기나 자살 정황이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유가족들은 또 부검결과 위장에서 미소화된 음식물이 발견돼 사망시간이 7일 밤으로 추정되나 8일 새벽이라고 밝히는 등 차이가 있는 점, 부검당시 X-ray 장비가 없다는 이유로 목을 매 숨졌을 경우 나타나는 교수형 골절이 확인되지 않은 점, 쇄골 부위에 멍자국이 있다는 점, 최초 언론 보도시 생활관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도된 점, 군에서 초소 경계 근무 중 사망했다고 하면서 목격자가 없고 당직사관이 점검도 하지 않은 점 등 여러 의혹이 있다며 정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유족들은 여러 정황상 가혹행위에 의한 타살 후 자살 위장이나 진실은폐 가능성도 있다며 지난해 11월 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특히 윤 이병의 어머니 박윤자 씨는 군대 내 사망 사고와 그 후 유가족들의 투쟁을 다룬 연극 '이등병의 엄마'에 직접 출연해 이른바 '이등병의 엄마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계기를 이끌기도 했다.

윤 이병의 아버지 윤출호 씨는 "군대 내 사망사고는 죽음을 피해자 잘못으로 돌려 이른바 부끄러운 죽음으로 내몰고 유족들은 하소연도 못하고 가슴에 묻고 살아왔다"며 "지금이라도 진상을 밝혀내서 피해자나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설립돼 3년동안 활동에 들어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군대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유형의 사망사고에 대해 유가족들의 진정을 신청받아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

진정을 원하는 유족들은 위원회 홈페이지(www.truth2018.kr)에서 신청서식을 내려받아 작성 후 위원회로 우편 또는 방문 하거나 이메일, 팩스 등으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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