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국회에서 벌어진 개혁법안 페스트트랙 지정 관련 일련의 사태는 국회가 주요기관 국민신뢰도 조사에서 왜 최하위일 수밖에 없는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지 내뱉고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가장 낮은 집단으로 최우선으로 개혁되어야할 대상임을 자학적인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증명했다.

성서 갈라디아서에는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라는 말씀이 있다. 콩 심은데 콩나는 심음과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두고, 많이 심더라도 가꾸는 정성과 수확하기까지 과정을 신의 은총에 기대어 겸손하게 기다려야 하는 거둠의 법칙은 확실하다. 선한 말과 마음, 선한 행동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악을 심으면 나쁜 일로 돌아온다.

고전 맹자에도 맹자가 증자의 말을 빌어 추나라 목공에게 권면하는 대목이 나온다. 힘이 약한 추나라가 상대적으로 힘이 강한 노나라와 싸웠다. 추나라 목공이 맹자에게 물었다.

"내 관리들 중에 전쟁에 나가 싸우다 죽은 사람들이 33명이나 되는데 백성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결사적으로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처벌하려고 해도 너무 많아서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윗사람이 싸움에서 죽는다고 해도 그들을 밉게 보아 구하지 않았는데 그냥 둘 수도 없고 어찌 해야 좋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흉년과 기근으로 임금의 백성 중에 노약자들이 도랑과 계곡에서 시신으로 뒹굴고 건장한 사람들은 흩어져 사방으로 유랑하는 사람들이 거의 1000명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임금 창고는 충만했고, 관청 창고도 가득 차 있었습니다. 관리들 중에 그런 상황을 제대로 아뢴 자가 없었으니 이것은 윗 관리가 태만하여 아래 백성들을 해친 것입니다.증자가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너에게서 나온 것이 너에게로 다 돌아가게 된다(戒之戒之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라고 말했습니다. 저 백성들이 지금에 와서 그 앙갚음을 한 것이니 임금께서는 그들을 원망하지 마십시오. 임금이 어진 정치를 하게 되면 백성들은 그 윗사람을 존경하여 그 윗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

증자는 자기 반성에 엄격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일찍이 "나는 날마다 세 가지 물음으로 내 자신을 반성한다. 일을 계획할 때 최선을 다했는가, 벗과 교제에 신의를 다했는가, 배우고 익힌 것을 진실하게 실행했는가(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증자는 치열하게 자기 성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졌음에도 국회의원들은 국민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국민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과 무책임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의 허물은 무지막지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제 시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심은대로 되돌려 줄 시간이 1년 후로 다가왔다. 그때가 되면 또 다시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외치겠지만 민생정치, 민주정치를 외면하고 당리당략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열일한 사람들은 확실히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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