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표구하기 전쟁
예매 못한 주민 더 많아

인기가수 거미와 허각의 콘서트가 해남에서 열리는 가운데 표를 구하기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졌다. 표를 구한 주민들은 기쁨의 환호를, 표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특히 해남군이 초절정 인기가수를 섭외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콘서트가 열리는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700여석에 불과하다보니 입장객이 한정돼 있어 아쉬움이 컸다.

해남군은 문화예술회관 개관 17주년 및 제46회 군민의 날을 기념해 오는 25일 거미&허각의 '봄이 왔나봄' 콘서트를 마련했으며 지난 18일 오전 8시40분부터 공연 예매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대표 보컬인 거미와 허각의 공연을 해남에서 관람할 수 있고 입장료도 도시권에서 열리는 콘서트보다 저렴해 예매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또한 거미와 허각의 팬클럽에서도 예매를 문의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공연 관람석은 680석으로 군은 현장예매에 460석, 면지역 주민을 위한 전화예매에 220석을 배정했다.

군은 예매일인 지난 18일 오전 7시께 문화예술회관 출입문을 개방했으며 이전부터 현장예매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고 한다. 군은 8시께부터 현장예매(1인당 2매) 대기번호표를 배포했지만 대기인원만 현장예매에 배정된 인원을 넘어서 되돌아간 주민들이 많았다.

전화예매도 전화기 1대로만 받다보니 전화를 거는 순간 통화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운이 좋게 전화연결이 된 사람만 예매할 수 있었다.

화산면에 사는 A 씨는 "현장 예매를 하고자 8시10분 정도에 문화예술회관에 나가보니 이미 줄을 다 서있고 현장예매 가능 인원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어제 문의했더니 면지역 주민은 전화예매가 가능하다고 해 수십차례 전화를 했고 8시35분께에 간신히 통화가 됐지만 8시40분부터 예매를 시작한다며 다시 전화달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8시40분부터 다시 수십번 이상 전화를 했는데 통화 연결이 안되다가 간신히 통화가 됐지만 이미 예매가 끝났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가수의 팬클럽에서까지 예매 경쟁에 합류하면서 주민들은 수십번, 수백번 통화연결을 시도하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음에도 예매를 하지 못한 주민들이 예매에 성공한 주민들보다 많다보니 해남의 공연 여건에 맞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문화예술회관은 오케스트라나 발레, 뮤지컬 등 순수예술 분야의 공연 유치는 맞지만 유명가수 공연에는 적합하지 않아 다른 대책이 필요했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해남읍에 사는 A 씨는 "거미와 허각 급의 가수가 해남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잘한 일인데 공연장소가 700여석에 불과한 문화예술회관에서 이뤄진 점이 아쉽다"며 "많은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우슬체육관이나 야외에서 공연하는 방안이 검토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예매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지역 주민들을 위해 전화예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공정성과 투명성 시비가 붙고 있어 신청후 공개추첨방안 등의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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