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승(지강 양한묵 선생 후손)

 
 

지금부터 100년 전 상해에서 29인의 독립지사들이 모여 밤을 새워가며 회의를 연 끝에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통과시키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출범시켰다.

임시정부는 3·1만세 혁명으로 고양된 독립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만민은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구현 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발족 하였다. 독립국가를 향한 이 위대한 발자취가 그동안 크게 주목 받지 못하였지만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를 기점으로 그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역사를 망각한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3·1만세 혁명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과연 진정한 독립을 이뤘는가"라는 질문에는 부끄러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한 부역자들을 찾아내 철저히 응징하였다. 1만2000명은 처형, 3000명은 종신강제노역, 1만명은 강제노역, 4만명은 공민권 박탈, 9만5000명에게는 비국민 판결을 내렸다.

나치에 협력한 언론인과 지식인은 대부분 사형 또는 종신형을 받았으며, 독일 점령기간동안 15일 이상발행한 신문은 폐간시키고 그 재산은 국유화 시켰다. 언론이나 사회 지식인의 악영향은 더 컸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리 하였으며, 반민족 범죄에 대해서는 시효까지 없애 지금까지도 나치 협력자를 찾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가?

제1야당 원내대표는 "반민특위가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켰다"라는 망언을 서슴치 않게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 다니는 세상이다. 이 얼마나 거꾸로 된 나라인가! 독립은 되었지만 친일청산이 엉터리로 봉합되다보니 이렇게 민족의 얼을 갉아먹는 현상이 버젓이 횡횡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참으로 한탄 할 일이고, 독립을 위해 모든것을 바치신 독립선열들에게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지경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이제 또다른 100년의 시작이 바로 오늘이다. 바로 오늘은 지금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똑바로 바라봄으로써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 부끄러움을 콸콸 씻어내고 또 움푹 퍼내는 과정이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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