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캐는 처녀가 있기에 봄도 있다

                                                 시인 김 남 주

마을 앞에 개나리꽃 피고
뒷동산에 뻐국새 우네
허나 무엇하랴 꽃 피고 새만 울면
산에 들에 나물 캐는 처녀가 없다면

시냇가에 아지랑이 피고
보리밭에 종달새 우네
허나 무엇하랴 산에 들에
쟁기질에 낫질 하는 총각이 없다면

노동이 있기에
자연에 가하는 인간의 노동이 있기에
꽃 피고 새가 우는 봄도 있다네
산에 들에 나물 캐는 처녀가 있기에
산에 들에 쟁기질 하는 총각이 있기에
산도 있고 들도 있고
꽃 피고 새가 우는 봄도 있다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남주 시인의 생가에도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 봄을 맞이하고 있다. 김남주 시인은 '나물 캐는 처녀가 있기에 봄도 있다'라는 시를 통해 봄의 생명력과 노동의 중요성,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강조한 것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봄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 곁에 다가온 이 봄의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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