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형 관광으로 전환 모색코자
장소·주민참여·콘텐츠 등 제시

해남군을 찾은 관광객들이 군내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스쳐가는 관광지로 전락하면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해남군이 관광객들이 군내에서 숙박을 하며 소비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군은 이를 위해 군수공약사업으로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는 빛의 숲(가칭) 조성사업을 추진코자 '해남군 빛의 숲 조성사업 기본계획 구상 및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일 중간용역보고회가 열렸다.

용역을 맡고 있는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해남의 고유 역사적·자연적 스토리를 미디어아트로 재탄생시키고 숲과 저수지 등에 흙·물·빛을 소재로 인공 시설물을 최소화한 실감형 미디어기술을 입힌 융복합 공연과 전시, 체험 테마파크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빛은 단순한 루미나리에(조명으로 건축물을 만들거나 치장하는 축제)가 아닌 미디어 아트를 구현한 내부 체험형과 외부 조망형으로 각각 나눠 콘셉트화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용역사는 빛의 숲 조성사업 취지상 자연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공원 조성이 필요한 만큼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주변 관광시설과 연계할 수 있는 대흥사권 두륜미로파크와 녹차공원 일원을 제시했다. 용역사는 내부 체험형으로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기반으로 해남의 바다 해양 생태계를 재현한 '찌거덩 찌거덩', 최근 어린이 등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쿠아리움을 미디어아트로 재현하는 '비늘딱딱 아쿠아리움', 해남의 자원인 공룡을 기반으로 한 '우항리엔시스' 등을 제시했다. 외부 조망형으로는 숲을 따라가는 모험을 담은 '에코 포레스트', 대형 폭포를 미디어아트와 레이저 등으로 표현한 '빛 폭포', 녹차밭에 투명 LED 스크린을 설치해 경관조명 등으로 대형 고래 등을 구현한 '바다다' 등을 제시했다.

브랜드 네이밍으로는 해남의 바다를 빛으로 담아낸 숲 등의 '해빛숲'을 제시했다. 빛의 숲 조성 사업비로는 115억6800만원, 연간 운영비로는 9억6980만원을 산출했으며 연 평균 18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추정, B/C가 1이상으로 경제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자연과 미디어아트의 조화, 구체적인 운영계획 수립, 해빛숲 네이밍의 아쉬움, 지역주민들의 참여 방안, 콘텐츠의 차별성, 장소 적정성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미디어아트와 자연환경은 각각 매력적인 콘텐츠이지만 두가지가 조화를 잘 이루지 않는 것 같다"며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는 해남은 지리적 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관광객들이 오고 싶도록 하는 매력적인 네이밍이 필요한데 해빛숲은 흥미를 유발하기에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 재방문을 위해 미디어아트 콘텐츠의 정기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운영비에 이 같은 예산이 빠져 있다"며 계절별 운영시간, 낮시간 동안의 활용 방안 등 구체적인 운영계획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빛의 숲 조성과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며 콘텐츠가 해남의 특성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시됐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산림녹지과장은 사업부지가 경사도가 높아 산책 등에 어려움이 있고 식생도 어려운 지역이라는 의견을, 기획홍보실장은 빛의 숲 조성을 검토하게 된 목적이 있는 만큼 사업대상지를 대흥사권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땅끝, 금강골, 우황리공룡화석지 등 다양한 장소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제시하고 이에 따른 최적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빛의 숲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용역기간을 늘려서라도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현관 군수는 "관광객을 어떻게 해남으로 흡수하고 체류하게 할 지가 초점이며 공약으로 제시하게 된 계기도 관광객들이 해남에서 소비하며 해남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였다"며 "공약사업이라 해 무조건 추진하거나 용역보고서에 긍정적인 측면만 담겨서도 안되며 문제점과 어려움을 함께 제시해줘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이런 부분까지 보고서에 담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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