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으로 사순절(四旬節)에 접어 들어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여 부활절 전 40일간을 사순절로 지킨다. 올해는 3월 6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40일간으로 4월 20일까지 해당된다.

'40'이라는 숫자는 성서에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숫자이다. 40일간의 노아홍수, 모세의 단식, 엑소더스 후 광야에서 40년 유랑, 광야에서 예수의 40일간 단식은 사순절과 직접 관계가 있는 사건이다.

사순절은 언제나 수요일부터 시작되기에 그리스도를 십자가 죽음으로 내몰았던 인간의 죄에 대한 참회의 표시로 종려나무를 태운 재 나 숯으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는 풍습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ndnesday)이라고 불렸다. 이는 아름다운 꽃도 시간이 지나면 마르고 시들 듯 세상 부귀와 영화도 잠시 후면 사라지기에 우리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불어 초대 교회 시대부터 금식은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관습이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초기의례의 엄격성을 담보할 수 없지만 삶을 되돌아 보려는 마음의 표현이다.

이러한 마음과 자세로 운동선수들이 추운 겨울날 기량향상을 위해 훈련을 하듯 신앙인들도 사순절 기간 동안 예수의 고난을 생각하며 경건과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도모한다. 올바른 신앙정립과 신앙성숙을 위해서는 메타노이아(Metanoia)가 필수적이다. 메타노이아는 그리스어로 '마음을 바꾸다'라는 의미로 일시적인 반성이나 후회, 몇가지 잘못된 습관이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닌 삶의 목적과 방향을 되돌아 보고 바로잡는 것이다.

성경의 사도 베드로나 바울처럼 근본적으로 사람이 바뀌어 존재이유와 목적을 바꾸어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메타노이나를 위해서는 첫째, 세계관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삶에서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삶을 전환하는 것이다. 둘째,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에 대해 아낌없이 베풀고 용서하는 사랑, 하나님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으로 이웃을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순절 기간 중에 한국교회는 장로 출신 대통령들의 잘못과 탈선에 대한 반성이나 회개없이 이제는 '전도사 대통령' 대망론을 키우고 있다. 보수교파를 중심으로 황교안전도사(자유한국당 대표)를 지지하면서 난민, 동성애, 차별금지법, 할랄푸드, 종교인 과세는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위협하고 있으니 꼭 막아달라고 요구한다.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술 더떠 "세상 사람들은 이명박 장로, 김영삼 장로가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분들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 한국교회가 열심히 했는데,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방관했다. 황 대표는 하나님이 청와대에 보내 주더라도 끝까지 교계 지도를 잘 받으면 잘될 것이다"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사회에서 종교적 집단주의와 이기주의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갈등과 소모적 논쟁을 유발해 왔는지 체험해왔다.

종교지도자, 정치지도자 일수록 사순절기간 동안 자기 죄를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메타노이아가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하나님 나라의 요체인 '공의(公義)'와 '정의(正義)'를 이룩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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