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채(시인)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머금고
한들거리며 옷걸음 나풀거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 서면
꿈길에서나 마주칠 님의 향기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하얀 볼을 스치는 봄의 훈풍은
님의 서릿한 가슴에서 풍겨오는
사랑의 백야(白夜)
동이 틀 때부터 온 육신 비틀어가며
봄 햇살 연정을 안고 온다는
기약도 없는 님을 기다리는가.

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가슴이 뛰는 것은 님에 대한 열정
싸늘한 냉가슴 앓이로
연분홍 사연이 담긴 추억들만
부치지 못하고 받을 이 없는
갈곳 없는 연서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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