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민간인 희생자까지
역사관광화, 역사교육 장으로

해남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집약해 한 곳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이를 추모공간은 물론 역사관광화와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남에서는 동학운동과 농민운동, 항일운동,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민간인 희생사건, 5·18민주화 운동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고 그 중심의 역할을 했지만 이를 추모하는 추모공간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고 역사기록 작업이나 역사교육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우슬체육공원 안에 있는 현충탑은 상이군경들의 위패만 봉안돼 있고 항일운동 등 순국선열들에 대한 위패는 모셔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 관련 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해남군이 뒤늦게나마 올해 안에 예산을 투입해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추가로 모실 예정이다.

또 항일운동추모비가 해남광장에 건립돼 있지만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미한 기념탑은 없고 항일운동 과정과 인물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항일운동사 발간도 예산 마련이 되지 않아 진행 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사건과 관련해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관련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군 차원의 추모시설은 전무해 최근 유족들이 개별적으로 각출을 통해 5000만원을 마련해 추모비 등을 세울 계획이다.

해남 상황은 이렇지만 인근 완도의 경우 소안도 항일운동과 관련해 32억원을 들여 지난 2003년 추모공원이 조성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고 의병운동과 항일운동, 농민운동 그리고 사립 소안학교를 만들어 후학을 양성하다 수백여명의 주민이 옥고를 치른 역사적 사건을 추모하고 역사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13m에 달하는 기념탑과 소안항일운동기념관이 건립됐고 당시 사립학교를 복원해 놓고 있다.

또 365일 섬에 태극기를 내걸고 해마다 추모제와 만세 재현 행사, 학생 백일장 대회 등을 열고 있으며 섬이라는 특수성까지 가미해역사교육과 역사관광화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해남 항일 독립운동 희생자 추모사업회 박연호 부회장은 "해남의 경우 항일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전개됐고 그 중심에 있었지만 이를 추모하고 성역화하는 역사의식은 한참 떨어져 있는게 사실이다"며 "지금이라도 항일운동을 비롯해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로 모으고 관련 추모시설 등을 집약한 추모공원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사건과 관련한 유족이기도 한 추모사업회 오길록 회장은 "후세를 위해 역사를 기록하고 역사를 교육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점에서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며 해당 사건의 관련 단체들 또한 이같은 추모공원 조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자치단체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우슬공원 현충탑과 항일운동 추모비,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 베트남 참전 기념탑이 있는 해남광장을 연결하고 추가로 기념관과 추모시설을 보완해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방안과 단군전과 기미독립선언기념비가 있는 서림공원을 추모공원화 하자는 방안, 양한묵 선생 생가터와 기념관이 있는 영신마을 주변을 활용하자는 방안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관련 단체들이 특정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역사적 사건을 추모하는 추모공원 조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부지 마련과 위치, 관련 예산만 확보되면 추진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관련 단체들은 6월 현충일 전에 군수 면담을 통해 추모공원 조성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화할 예정이어서 해남군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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