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해남은 우리나라 내륙 최남단 위치에 자리한다. 전국에서 면적이 3번째로 넓을 뿐만 아니라 경지면적도 전국에서 가장 넓으며 특산물로는 고구마와 절임배추가 유명하다.

한반도가 시작되는 땅끝은 상징성이 커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특히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 삶의 방향을 찾아 이곳에서 국토순례길을 떠나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해남 땅 어디에도 공해를 뿜어대는 대형 산업단지가 없어 전체가 청정지역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디를 걷더라도 마음의 평안은 물론 건강까지 치유할 수 있는 땅이다. 필자는 도보여행이야말로 그 지역의 맛을 가장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걷고 또 걷는 도보여행을 추천한다.

해남에는 우리나라 어떤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옛날 천년숲길'이 위치해있다. 해당 숲길은 '땅끝'에서부터 '옥천면 학동'까지 총 3코스로 나뉘어진 둘레길이다. 한 코스마다 하루 일정으로 걷다 보면 평온하고 고요한 자연과 벗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달마산 내 미황사에 오면 1300여년전에 지어진 대웅전을 감상할 수 있으며, 달마산을 빙 둘러 만들어진 약 17km의 '달마고도 둘레길'은 그 자체로 걷는 사람 모두를 반긴다. 달마고도를 돌다 달마산 도솔봉의 봉우리에서 만나는 도솔암은 통일신라말 의조화상이 세운 암자로서 앉은 자리도 예사롭지 않지만 주변의 경관과 법당이 들어선 자리가 너무도 절묘하고 아름다워 찾는 사람마다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두륜산 도립공원에 위치한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북미륵암에는 국보인 마애여래좌상이 있으며 성보박물관에는 서산대사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대흥사 입구에서부터 약 4km의 숲길은 전국에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걷기에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리고 고산의 숨결이 느껴지는 윤선도 유적지에는 덕음산을 뒤로 녹우당이 위치해있다. 녹우당은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종택이자 전통고가로 알려져 있으며, 녹우당 뒷편의 비자나무 숲길은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면서 걷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수록 건강을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도보여행이 점차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걸어보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대표적으로 제주올레길, 지리산둘레길, 완도 청산도둘레길, 무등산둘레길 등 도보여행지가 무수히 많지만 해남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겨울에 따뜻하고 미세먼지가 적어 도보여행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소개한 땅끝, 옛날천년숲길, 미황사의 천년고도, 대흥사 입구의 숲길, 녹우당 비자나무 숲길이 도보여행의 최적지로 널리 홍보되어 해남이 우리나라의 최고 슬로우시티임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남 도보여행을 손쉽게 계획하고 다녀오기 위해서는 관련 여행 정보가 포함된 해남군의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는 것도 좋으며, 현장에서 해당 면사무소의 민원실을 찾아 도보여행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얻는 것을 추천한다. 해남군은 100세 인생을 꿈꾸며 준비하는 도보여행이 행복한 인생 설계가 될 수 있게끔 걷기 좋은 자연환경을 가꾸고 다듬어서 해남이 도보여행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차분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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