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 2개교에 8명 입학해
문의 계속, 수용엔 한계 따라

▲ 북일초등학교에서도 지난 4일 입학식에서 60대에서 80대 할머니 6분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북일초등학교 제공>
▲ 북일초등학교에서도 지난 4일 입학식에서 60대에서 80대 할머니 6분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북일초등학교 제공>

올해 해남 2개 초등학교에 60~80대 고령 만학도 8명이 신입생으로 입학한 가운데 계속해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통학문제와 교사 충원 등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 고령 만학도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마산초등학교용전분교장에 68세와 88세 할머니 두분이 신입생으로 입학했고, 북일초등학교에도 64세부터 87세까지 할머니 6분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관련기사> '용전분교 특별한 입학식과 할머니 입학생' <2019년 3월 8일자 16면>

이들 할머니들은 모두 어린 시절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한글을 제대로 알지 못해 평생 가슴에 한을 가지고 살았지만 이번에 신입생으로 입학하면서 배움의 한을 풀게 됐다. 당사자들이 직접 학교에 문의하거나 학교 측에서 발로 뛰며 면사무소와 마을 이장들의 도움을 받아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 입학의 문턱을 넘도록 돕기도 했다.

특히 북일초등학교는 통학차량을 이용해 할머니들의 등하교길을 돕고 있고 기존에 2층에 있던 1학년실을 1층으로 옮겨 할머니들의 이동 편의를 돕고 있으며 용전분교장도 담임교사가 출근 시간에 할머니의 통학을 돕고 지역아동센터 통학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사연이 해남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보도되며 최근에는 자신도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문의가 학교 측에 여러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두 학교 모두 학생 수가 적어 1학년과 2학년이 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을 하는 복식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교실 규모는 물론 만학도들 사이에도 학력 차가 존재하고 통학방법이나 교사 인력충원 등의 문제로 추가 수용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할머니들을 더 수용할 경우 만학도 할머니들과 일반 신입생, 특수반 학생들로 결국 반을 나눠야 하고 이렇게 신입생이 늘면 1, 2학년 간 복식수업도 필요없어 복식수업 강사 지원도 사라져 한 교사가 이들 세 개 반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인력충원 없이는 더 이상 수용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들이 돌봄 수업이나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하교시간을 다른 학생들과 맞추기 힘들어 하교 통학의 경우 택시나 가족 도움 등 개별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는 문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 차원에서 만학도가 다니는 학교에 만학도를 위한 강사를 지원하거나 통학 교통편 지원 등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학교 측은 내년도 만학도 신입생에 대비해 올해 안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지원 대책 등을 도교육청에 건의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