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1년 만, '청미 처방전'
'시는 사람의 상처 보듬어야'

▲ 황산면 출신 김청미 약사 시인이 첫 시집 '청미처방전'을 출간했다.
▲ 황산면 출신 김청미 약사 시인이 첫 시집 '청미처방전'을 출간했다.

황산면 출신 김청미(54) 약사 시인이 등단 21년만에 첫 시집 '청미 처방전'을 출간했다.

김 시인은 황산면 남리리에서 황산중학교 고 김판수 국어교사의 3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황산초등학교와 황산중학교를 졸업한 후 광주로 올라가 대성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전남대학교 약학대학에 진학했다. 약대 학생회장을 맡으며 민주화운동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해 다양한 책을 섭렵해왔던 김 시인은 스스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약국에서 일하는 동시에 한국작가회의 광주전남지회를 통해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고, 순천지부 태동 후 함께 활동하면서 지난 1998년 연간지 '사람의 깊이'에 신인상으로 '소생' 외 4편의 시가 실려 등단했다.

약국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시를 구상했고 순천작가회의에 매년 5편 가량의 시를 발표했다. 10년 가량 약사와 시인 두 가지 삶을 병행해오던 중 자녀 교육 문제로 4년 정도 필리핀에 머물면서 공백기가 생겼다. 이에 주변에서는 지난 세월 발표했던 시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의미에서 시집 출판을 권유했고, 김 시인은 21년만에 첫 시집 '청미 처방전(출판사 천년의시작)'을 출간하게 됐다.

'청미처방전'에는 '기록', 'VIP' 등 약사의 삶 속에서 시인의 시선으로 발견해낸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비롯해 김 시인의 가족과 살아온 지역에 대한 개인적인 서사 등이 4부에 걸쳐 62편의 시에 담겼다.

또한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아이비스타에서 출간기념회를 가진 바 있다.

김 시인은 "해남에서 나고 자란 유년시절이 시의 토양이 됐다.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가장 따뜻한 곳이다. 앞으로 시를 쓰면 고향 황산면에 대한 기억도 풀어내고 싶다"며 "약국과 시는 사람을 치유한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한 편의 시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으며 아픈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구절이라도 독자들의 마음에 닿아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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